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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불자·학자·선승이 해설서 펴내…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불자들이 예불 때마다 외는 〈반야심경〉은 270자에 불과하지만 불교 8만4천경의 핵심을 담은 정수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도 불자들은 믿을 만한 〈반야심경〉 해설서를 만나기 어려웠다. 불교가 들여다보고 싶지만 늘 범접하기 어려운 대상으로만 존재한 이유이기도 했다. 스님도 모르는… 잘못된 해석 바로잡고자현대물리학으로… 과학과 종교의 회통
반야심경… 선가 도인의 주해를 풀어 모처럼 불자들의 안목을 틔워줄 만한 〈반야심경〉 해설서가 세권이나 나왔다. 저자도 재야불자와 학자, 선승으로 다양하다. 재야불자 김종수씨가 쓴 〈스님도 모르는 반야심경〉(우리출판사 펴냄)은 제목이 말해주듯 지금까지 잘못된 해석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는 무상, 고, 무아를 꿰뚫어보는 근본불교의 관점에서 몸과 마음이 실상은 텅 비어 있음을 비추어보아 집착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있다. 〈현대 물리학으로 풀어본 반야심경〉(불광출판사 펴냄)은 이화여대 자연과학대학장과 대학원장을 지낸 김성구 박사와 동국대 불교대학원장을 지낸 조용길 박사의 공저다. 대표적인 물리학자와 불교학자의 만남은 과학과 종교를 단숨에 회통시켰다. 물리학자는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 불생불멸을 물리학의 에너지보존 법칙을 통해 말하고, 불교학자는 ‘일상 경험적 세계는 환상임’을 직관하게 한다. 현대불교신문사가 ‘현대 불교 경전 시리즈’ 첫 권으로 내놓은 〈반야심경〉은 충남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 조실 대원 스님이 선가에서 내려오는 무구자 도인의 반야심경 주해를 설한 것이다. “반야심경은 무(無)의 도리도 아니요, 공(空)의 도리도 아니다. 반야의 바른 눈을 드러내기 위해 공을 설했다.” 용성-고암선사의 법맥을 이은 그가 무와 공에서 한 발 나아가 이를 반야의 바른 눈으로 보게 하는 도리를 밝히고 있다. 대원 스님은 “반야의 눈으로 비추어 보면 일체가 다 공하고 일체 유무 시비의 대립도 없어진다”며 “공한 것으로 꿰뚫어 보니 일체가 없어서 그 세계가 청정극락국토이고 그 세계의 주인공인 아미타불이 자기 자신”이라고 설했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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