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목사는 "(교회일치를 위해 활동해온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공들여온 작업들이 이번 발언 하나로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가톨릭계와 매년 '일치주간'을 통해 대화해오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측은 "(교황의) 발언 하나로 (지금까지의 노력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며 "일단 문건을 차분하게 검토한 뒤 논평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62개 개신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상관없는 내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기총 공보담당 박승철 목사는 "종교간 대화는 KNCC가 맡아서 하고 있는 일"이라며 "교단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톨릭에 대해 형제교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교단이 많아서 그런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국내 가톨릭계는 "가톨릭 교리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 이 문건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CCK) 미디어팀의 이영식 팀장은 "어느 종파에나 교리가 있듯 가톨릭 교회에는 원래부터 '가톨릭만이 온전한 교회'라는 교리가 있다"며 "다른 종파를 배척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이 교리에 따르면 가톨릭 교회에서 갈라져 나간 교회들은 '사도계승', '성찬의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가톨릭 교회가 인정하는 교회가 아니며, 따라서 가톨릭은 나머지 기독교 종파들을 '교회 공동체'로 지칭하고 있다. 이 팀장은 "공의회 이후 이런 부분들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자꾸 왜곡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에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이 문제점을 지적해 문건으로 만들어 교황이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문건의 해설 부분에는 '기억해야할 것은 이들 교회공동체들도 의심할 여지 없이 교회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구원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다른 종파를 인정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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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일치 운동 붕괴 우려”-“배척 해석은 무리” 등 술렁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0일 발표한 "가톨릭 이외의 다른 기독교 종파는 진정한 교회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문건이 세계 기독교계에 파장를 일으키면서 국내 기독교계도 술렁이고 있다.
특히 교황청이 '그리스도인 일치촉진평의회' 등을 통해 수십년 간 가톨릭-개신교 간 일치 협력에 노력을 쏟아왔고, 국내 일부 기독교계도 이런 흐름에 보조를 맞춰왔던 터라 가톨릭 쪽은 물론 개신교 쪽에서도 그 배경과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톨릭 교회는 기독교 교파들을 통합하기 위한 모임인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를 통해 '일치의 재건' 교령을 발표한 뒤 줄곧 정교회, 개신교 등과 대화일치를 추구해왔다. 가톨릭 교회 교리에 '가톨릭 교회만이 진정한 교회'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신구 교회 간 갈등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서로 충돌하기보다는 비슷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감리교협의회 총회 교회일치 예배에서는 세계 가톨릭-루터교-감리교가 16세기 이후 신구 교회 간 분열의 원인이 된 '의화교리논쟁'에 대해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교황청을 대표해 참가한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서로 다른 신앙고백을 하는데 있어 공통 분모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로마 가톨릭은 교리와 대화일치를 위한 열여섯 개 공식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개신교계는 가톨릭-개신교 사이에서 진행돼온 오랜 교회일치 운동을 감안할 때 이번 문건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오랫동안 종교간대화 실무를 맡아 진행해온 개신교계의 한 목사는 "아직 정확한 문건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교황이 (제2차) 공의회 문건과 배치되는 문건을 발표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교황청이 이 문건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 "교황이 보수적 성향을 갖고있긴 하나 개인적 견해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교황청 내에 흐르고 있는 보수적 움직임, 가톨릭 권위의 재구축 작업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교회일치를 위해 활동해온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공들여온 작업들이 이번 발언 하나로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가톨릭계와 매년 '일치주간'을 통해 대화해오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측은 "(교황의) 발언 하나로 (지금까지의 노력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며 "일단 문건을 차분하게 검토한 뒤 논평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62개 개신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상관없는 내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기총 공보담당 박승철 목사는 "종교간 대화는 KNCC가 맡아서 하고 있는 일"이라며 "교단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톨릭에 대해 형제교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교단이 많아서 그런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국내 가톨릭계는 "가톨릭 교리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 이 문건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CCK) 미디어팀의 이영식 팀장은 "어느 종파에나 교리가 있듯 가톨릭 교회에는 원래부터 '가톨릭만이 온전한 교회'라는 교리가 있다"며 "다른 종파를 배척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이 교리에 따르면 가톨릭 교회에서 갈라져 나간 교회들은 '사도계승', '성찬의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가톨릭 교회가 인정하는 교회가 아니며, 따라서 가톨릭은 나머지 기독교 종파들을 '교회 공동체'로 지칭하고 있다. 이 팀장은 "공의회 이후 이런 부분들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자꾸 왜곡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에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이 문제점을 지적해 문건으로 만들어 교황이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문건의 해설 부분에는 '기억해야할 것은 이들 교회공동체들도 의심할 여지 없이 교회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구원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다른 종파를 인정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 목사는 "(교회일치를 위해 활동해온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공들여온 작업들이 이번 발언 하나로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가톨릭계와 매년 '일치주간'을 통해 대화해오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측은 "(교황의) 발언 하나로 (지금까지의 노력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며 "일단 문건을 차분하게 검토한 뒤 논평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62개 개신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상관없는 내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기총 공보담당 박승철 목사는 "종교간 대화는 KNCC가 맡아서 하고 있는 일"이라며 "교단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톨릭에 대해 형제교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교단이 많아서 그런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국내 가톨릭계는 "가톨릭 교리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 이 문건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CCK) 미디어팀의 이영식 팀장은 "어느 종파에나 교리가 있듯 가톨릭 교회에는 원래부터 '가톨릭만이 온전한 교회'라는 교리가 있다"며 "다른 종파를 배척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이 교리에 따르면 가톨릭 교회에서 갈라져 나간 교회들은 '사도계승', '성찬의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가톨릭 교회가 인정하는 교회가 아니며, 따라서 가톨릭은 나머지 기독교 종파들을 '교회 공동체'로 지칭하고 있다. 이 팀장은 "공의회 이후 이런 부분들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자꾸 왜곡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에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이 문제점을 지적해 문건으로 만들어 교황이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문건의 해설 부분에는 '기억해야할 것은 이들 교회공동체들도 의심할 여지 없이 교회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구원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다른 종파를 인정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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