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5.21 21:46
수정 : 2014.05.2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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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을 방문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1일 공단 관계자로부터 개성공단 현황을 듣고 있다.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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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신자회 방문 마치고 귀환
8월 방한 교황 방문엔 “기도하면…”
천주교 추기경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지역을 방문한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은 21일 “남과 북이 화합하는 개성공단을 방문하면서 아픔과 슬픔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 추기경은 이날 하루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다녀온 뒤 경의선 남쪽 출입사무소(CIQ)에서 “서울에서 개성공단까지 60㎞ 남짓한 거리다. 이 짧은 거리를 얼마나 멀게 살고 있는가 하는 걸 많이 느꼈다”며 이렇게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선의의 뜻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하며 진실로 노력한다면 평화가 정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염 추기경을 포함한 신부 6명과 서울대교구 관계자 2명은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해 천주교 신자와 남쪽 관계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입주기업 등을 둘러봤다.
개성공단 방문 목적과 관련해 허영엽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겸 대변인은 “개성공단 신자공동체인 로사리오회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사목적 방문이었다”고 밝혔다. 허 국장은 “로사리오회 회원들이 지난해 8월 염 추기경을 찾아뵙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기도해줄 것을 청했다”며 “개성공단이 정상화되면 방문하기로 추기경이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허 국장은 “(염 추기경의 개성공단 방문은) 교황 방한과는 무관하다”면서도 “열심히 기도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혀, 오는 8월 방한하는 프란시스코 교황의 개성공단 방문 가능성을 열어뒀다.
허 국장은 또 “기업인 고충도 들었다. 재가동 이후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이 많은 것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남북 당국이 하루빨리 다시 만나 현안을 협의해 한반도 평화와 화해가 진전되기를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허 국장은 “개성공단 관계자를 격려하기 위한 방문이어서 (개성공단에서) 미사를 봉헌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허 국장은 “우리 교회도 남북 대화와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나름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해, 앞으로 천주교가 한반도 긴장 완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내비쳤다.
도라산/김외현 기자, 이용인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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