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01 19:11
수정 : 2006.08.02 00:21
“자녀들에 산교육” 가족단위 발길 줄이어
강원도 수해복구 현장에 가족단위 자원봉사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에 대해 생각하고, 부모와 가족의 고마움을 깨닫는 등 자원봉사 현장이 산 교육장이 되고 있다.
시내버스 기사인 최영진(43·강원도 홍천군 희망리)씨는 31일 하루 휴가를 내고 중학교 1학년인 아들(14)과 함께 인제군에서 수해물품을 나르는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최씨는 애초 부인, 두 아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신청했으나, 아내와 초등학교 5학년인 막내가 할 일이 마땅치 않아 큰 아들만 데리고 자원봉사에 나섰다. 최씨는 “자식에게 수해를 당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가르쳐주려고 하루 휴가를 얻어 자원봉사에 나섰다”며 “어린 아들이 이웃을 돕겠다며 낑낑대는 모습이 대견해 보였다”고 웃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조아무개(52)씨도 같은 날 부인과 함께 인제읍 덕적리를 찾아 복구대열에 동참했다. 조씨는 “엄청난 불행을 당한 주민들을 생각하면 하루이틀 봉사하고 돌아가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굵은 땀을 흘리는 일을 합심해서 하면서 부부 사랑이 더욱 깊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역업을 하는 정동원(47·서울 은평구 신사동)씨는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고교 1년생 조카(16)를 데리고 와 큰 소득을 얻었다. 정씨는 “지난달 22~23일 이틀간 인제읍에서 숙박을 하며 봉사활동을 했던 조카가 처참한 수해현장과 수재민들의 고통스런 삶을 목격하면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 것 같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학교생활에서 부닥쳤던 문제를 슬기롭게 이겨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제군 담당 공무원은 “자녀 손을 잡고 봉사활동에 나서는 어른들은 생생한 삶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가족단위로 수해현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내신성적 봉사활동 점수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방학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복구현장을 찾는 부모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춘천/김종화 기자
kim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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