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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9 18:42 수정 : 2007.06.29 18:42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지금 새벽 4시 00분이다. 남들은 세상모르고 잠들 시간이지만 나는 일어나야 한다. 일어 나려는데 힘이 너무 든다. 그렇지만 꼭 일어나야 한다. 천근만근 같은 몸을 추스리고 꼭 일어나야 할 이유가 나에겐 있다. 다름아닌 직장때문이다. 직장에 6시까지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일어나서 서둘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에 집은 서울 상계동 그리고 내가 출근해야 할 직장은 서울 용산이다. 집에서 직장까지 걸리는 출근시간은 대략 1시간 30여분 정도 그래서 지금 일어나서 출근을 서두른다 해도 6시까지 출근시간 맞추기에도 빠듯하다 빠듯한 출근시간 직장에 도착 하자마자 곧바로 나는 내가 해야 할 업무를 해야 한다. 내가 해야 할 업무는 다름아닌 빌딩청소다. 나는 용역업체 소속으로 청소를 담당하는 미화원이기 때문이다.

어제 퇴근하기 전 그토록 청소를 깨끗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밤 자고 일어나 출근해서 보니 도로 마찬가지다. 여기저기 건물 주위에 쓰레기들이 널부러저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우선 그것부터 치워야 한다. 건물주위 외각을 말끔히 치우고 나면 곧바로 건물내부 복도를 층마다 돌아 다니면서 각 사무실에서 흘러 나온 쓰레기들을 수거에 우마에 실어 쓰레기장 한군데로 모와야 한다. 건물에 입주해 있는 일반 직장인들이 출근하기 이전에 이 일을 모두 처리 해야 하니 흘러내리는 땀을 흠칠 시간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새벽 4시부터 바쁘게 돌아가는 일과는 오전 10시가 되여 한숨 돌릴 시간이 주어진다.그러나 나는 쉴 시간이 없다. 이시간을 이용 늦은 아침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료들과 대충 아침을 때우고 나면 또다시 각 사무실에서 수거해 온 쓰레기들을 일반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를 따로 분리 정리를 해 수거차량에 대비를 해야 한다. 쓰레기 분리정리를 하고 나면 오후 1시, 점심을 먹고 조금 쉬었다 오후 4시 퇴근까지 이와 같은 업무처리는 계속 된다.

이렇게 하루 10시간을 근무해서 얻은 수익은 월 90만여원이다.용역업체 소속이다 보니 급여외에 별도 보너스가 있는 것도 아니다. 월 90여만원 이게 전부다. 그렇지만 이돈으로 한달 생활을 해야 한다. 전기세 그리고 수도세에 도시가스, 교통비까지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20여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70만여원으로 4식구 한달간 입에 최소한 풀칠이라도 해야한다.그래서 나는 오늘도 힘든 몸을 추스리고 새벽 4시에 어김없이 일어나 출근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도 다 배운게 없고 가진게 없는 자신의 죄라는 위안을 삼으며 말이다.

여기서 나는 이글을 쓰고 있는 내가 아니다. 제가 근무하는 건물 용역업체 미화원으로 근무하는 아저씨다. 저는 우연히 그 아저씨의 급여를 물어보게 되였고 급여와 더불어 아저씨의 하루일과를 소상히 알게 되였다. 가끔 용역업체 미화원들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말을 들은적 있지만 이정도 인지는 저도 미쳐 몰랐다.

그 아저씨의 말대로 배운게 없고 가진 게 없는게 죄라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일을 열심히 안하는것도 아니고 한달 급여가 90여만원이라니…. 정부및 관계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들 같으면 월 90여만원으로 4식구 살아 갈 수 있겠는가,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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