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26 20:31
수정 : 2008.03.26 20:31
야구협회에 권고
엘지트윈스의 신인투수 이형종(19)은 지난달 24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 훈련장에서 갑작스레 닥친 팔꿈치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무리한 투구로 근육에 피로가 누적됐다는 진단을 받아 올 상반기 등판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이 선수는 지난해 5월 대통령배 대회에서 서울고의 에이스로 준결승까지 세 경기에서 330개의 공을 던졌고 결승에서는 150개를 더 뿌려야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고등학교 야구 투수들이 과다한 투구로 몸을 혹사당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26일 대한야구협회장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야구협회가 무리한 투구로 인한 후유증 발생과 선수 생명 단축 사례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적이 없는 등 대책 마련에 소홀했던 점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대한야구협회는 이와 관련해 “적절한 한계 투구 수가 몇 개라는 일괄적인 규정은 없지만 투수들의 혹사 방지를 위해 학기 중 각 학교의 전국대회 출전을 3회로 제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내 고교 야구에서는 선수들이 특기생으로 대학에 들어가려면 전국대회 입상 성과가 필요하고 감독들도 단기 성과에 매달리기 때문에, 우수 투수들이 무리한 등판 일정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