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7.27 19:50
수정 : 2010.07.2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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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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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생계비 하루 체험기
“황제도 부럽지 않아
알뜰생활이 정답이더라”
“하루 살고 빈곤층 울리나”
누리꾼 뭇매에 결국 사과
차명진(사진) 한나라당 의원이 시민단체의 최저생계비 일일체험에 참여해 6300원으로 하루 세 끼를 해결한 뒤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았다”는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차 의원은 이에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차 의원은 지난 23~24일 1박2일 동안 참여연대가 진행하는 ‘최저생계비 하루 나기’ 릴레이 체험에 참여했다. 이 행사는 참여연대가 보건복지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최저생계비 결정(8월 말)을 앞두고,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 체험과 함께 펼치고 있는 캠페인이다.
차 의원은 최저생계비의 하루 식료품비인 6300원을 지급받아 세 끼 식비로 쌀 800원, 쌀국수 1봉지 970원, 미트볼 1봉지 970원, 참치 1캔 970원, 황도 970원 등 4680원을 사용했다.
차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누리집(chachacha.or.kr)에 올린 체험 수기에서 “점심과 저녁은 미트볼과 참치캔을 얹어서 먹었고, 아침 식사는 쌀국수로 가뿐하게 때웠다”며 “밤에 황도를 먹으면서 책까지 읽었으니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하루 버티는 게 목적이라면 라면 하나 갖고 세 끼를 버틸 수 있다”, “체험의 취지를 이해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인스턴트 식품이 황제식단이라니 어이가 없다” 등의 글을 올리며 차 의원을 비판했다.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차 의원은 27일 “쪽방촌 체험 수기가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는 사과의 글과 함께 ‘황제’ 등의 표현을 삭제한 체험 수기를 다시 올렸다. 그렇지만 새 체험 수기 역시 아껴 쓰면 최저생계비로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맥락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차 의원은 “최저생계비로 하루 생활이 가능했던 것은 인터넷으로 값이 싼 식자재 정보도 얻었고, 내 발로 몇 번씩 알뜰구매를 위해 돌아다녀 식품을 구입했기 때문”이라며 “최저생계비로 생활하기의 답은 여기에 있다”고 썼다. 또 “최저생계비로 사는 분들께 좋은 정보를 주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 정답”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앞서 체험에 참여했던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주거비 8만7000원(1인 가구)에 식료품비·의료비 등을 고려하면 지금의 최저생계비(1인 가구 50만4344원)는 생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비현실적인 금액”이라며 “알뜰하게 생활한다고 해결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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