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2.15 20:09
수정 : 2010.12.16 08:50
한겨레 등 4곳 인권보도상 거부
인권위 조정위원 퇴휴스님 사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가 해마다 인권신장에 기여한 언론매체에 주는 ‘10대 인권보도상’ 수상작을 올해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시상식도 열지 않기로 했다. 최근 인권위가 주는 상의 수상자들이 “현병철 위원장 체제에서 주는 상을 받을 수 없다”고 잇따라 수상 거부를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0대 인권보도상’ 수상작으로 결정돼 인권위의 연락을 받은 몇몇 매체의 기자들은 15일 수상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까지 수상 거부 의사를 밝힌 곳은 <오마이뉴스>(수상작 ‘제복 입은 시민’), <문화방송> ‘피디수첩’(‘민간인 사찰’), <한겨레>(‘달동네 빈곤리포트’), <한겨레21>(‘영구빈곤 보고서’) 등 4곳이다.
인권보도상 수상을 거부한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는 이날 “상을 받는 것은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현 위원장 체제에서 인권위로부터 상을 받는 것은 소수자와 약자의 인권신장에 오히려 누가 되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또 “인권위에서 ‘별도의 시상식이나 발표는 없을 것이며, 수상 의사가 있으면 집으로 상을 보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는 이날 “10대 인권보도상 수상작이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라며 “수상자 명단을 발표할지 여부도 아직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권위 조정위원인 퇴휴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은 이날 조정위원직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퇴휴 스님은 “현 위원장 취임 뒤 계속되고 있는 반인권적 결정과 독단적이고 파행적인 운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현 위원장의 자진사퇴와 인권위원들에 대한 올바른 인사시스템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손준현 선임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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