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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용도씨는 “은퇴는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라며 “새로운 분야에 몰입하다 보면 또다른 인생의 의미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 주최 제3회 8만시간디자인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 <몰입>은 얼음이 꽁꽁 언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꽃이 지고 난 연꽃을 촬영하는 시니어의 모습을 담았다. 변용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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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사진작가 변용도씨
“자, 다들 스마트폰을 꺼내 저를 찍어 보세요.” 지난달 29일 서울시 강남구 유어스테이지(yourstage.com) 회의실에 모인 10여명이 변용도(65)씨의 안내에 따라 스마트폰을 꺼냈다. 이들은 시니어 포털 누리집인 유어스테이지의 ‘디카와 놀자’ 회원들이다. “그렇게 한 손으로 잡지 마시고, 두 손으로 양쪽 끝을 잡으세요. 그래야 사진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셔터 버튼을 바로 누르지 마시고, 화면 속의 제 얼굴을 먼저 터치해보세요. 초점이 잡히죠?” ‘디카와 놀자’는 매달 정기출사 모임을 나가고 있지만, 1월은 날씨가 추워 회장인 변씨가 실내 사진 강좌를 진행했다. 이날 첫 번째 강의 내용은 ‘스마트폰 잘 찍는 방법’이었다. “이제 톱니바퀴 모양의 설정 버튼을 터치한 뒤에 화이트밸런스를 눌러보세요. 메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몇몇이 “형광등”이라고 대답했다. “맞습니다. 지금은 형광등이 켜진 실내에서 찍는 거니까 화이트밸런스를 형광등으로 설정해야 눈으로 보는 색감과 사진이 같아질 수 있습니다.” 2012년 말 ‘디카와 놀자’가 만들어질 때부터 활동해온 이강(71)씨가 “사진을 몇년째 찍고 있는데 스마트폰의 설정 메뉴는 처음 들어가 봤다”며 “고급 카메라랑 차이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기능이 있다”고 감탄했다. 보험사 해고 뒤 10년간 생계 급급2007년 두 친구의 죽음에 충격
삶의 의미 찾아 ‘취미생활’ 시작 사진교실 칭찬받고 공모전 도전
3년만에 국전 입선, 사진작가로
장애인·시니어에 재능 나눔도
“취미에 몰입하니 새 세상 보여” ‘디카와 놀자’를 이끌고 있는 변씨가 사진을 처음 배운 건 불과 5년 전이다. 2010년 유어스테이지에서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던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과 함께 좋은 사진을 올리고 싶어 구청의 무료 사진교실에 등록했다. 다른 수강생들은 수백만원짜리 고급 카메라를 가져오는데, 변씨는 집에 있던 ‘똑딱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비싼 카메라를 구입할 여유가 없었던 변씨는 괜히 주눅이 들고 자질도 부족한 것처럼 느껴져 점점 의욕을 잃어갔다. 그때 같이 사진을 배우던 여성 수강생의 “사진이 참 좋은데 사진작가에 도전해보라”는 한마디가 인생을 바꿔놓았다. 사진작가협회에 가입하려면 협회 사진강좌를 3회 이상 수료하고, 5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한다. 각종 사진공모전에 입선하면 2점 이상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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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시 강남구 유어스테이지 회의실에서 변용도(가운데)씨가 ‘디카와 놀자’ 회원들에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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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 취미생활을 위한 변용도씨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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