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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모습. 진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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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때문에 자해…권고사직…
참사 1년 됐지만 심리적 고통 여전
생계 잇느라 상담치료는 언감생심
정부의 ‘찾아가는 상담’ 흐지부지
방문 등 통해 치료 적극 이끌어야
세월호 일반인 생존자 이영준(40대·가명)씨는 스스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트라우마)가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사고 직후 병원에 18일 남짓 입원했다가 곧장 업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작은 소리에도 가슴이 답답해 숨이 막히고 사고 당시 장면이 자꾸 떠올라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전형적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이다. 나흘이나 잠을 못 자다가 약을 먹고 이틀 내내 잠들기도 했다. 제때 출근하지 못하는 날도 잦아졌다. 결국 2월 초 권고사직을 당했다. 이씨는 2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리운전이나 청소도 해봤지만 그마저도 꾸준히 하기 힘들다. 경제적 도움도 안 되고 아들딸 보기도 미안해 심리치료는 꿈도 안 꾼다”고 말했다.
이씨가 사는 지역에서 세월호 피해자(생존자·유가족)의 심리치료를 돕는 한 정신건강사회복지사는 “세월호 피해자분들한테 일일이 연락을 해 상담이나 치료를 받으러 오라고 권하면 ‘생계를 책임질 거냐’며 욕을 하는 분도 있다. 이씨도 상담·치료가 꼭 필요한데 설득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제주도에 사는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의 자해 소식은 세월호 사고 1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피해자들의 신산스러운 삶을 드러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생존자·유가족이 몰려 있는 경기도 안산에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안산온마음센터)를 열고 심리상담·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흩어진 생존자와 유가족은 적극적인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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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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