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4.14 21:34
수정 : 2015.04.14 21:34
2막 상담실
예상치 못한 20년 ‘고령화 충격’ 대비해야
Q: 예전보다 살기 좋아졌다는 사람들도 실제 사는 건 힘들어합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는 근면·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준비되지 않은 인생 2막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공연한 두려움일까요?
A: 평균 수명이 20살에서 40살로 20년이 늘기까지 거의 2000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40살에서 60살이 되는 데 70년, 60살에서 80살이 되는 데는 불과 40년이 걸렸습니다. 이를 급격한, 급속한, 압축적 수명의 연장이라고 부릅니다. 총인구에서 65살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령화율도 급속히 치솟고 있습니다. 2000년 노인 인구 비율 7%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2017년 14%인 고령사회, 2026년 20%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가 되는 기간이 프랑스 154년, 미국 86년, 이탈리아 74년, 일본 36년인데 한국은 26년에 불과합니다. 중위 연령도 늘어났습니다. 중위 연령은 사람을 나이순으로 세울 때 가운데 선 사람의 나이를 말합니다. 1973년 한국의 중위 연령은 19살, 1997년 30살이었습니다. 올해 40살을 넘어 2043년에는 54살이 될 예정입니다. 한국 사회의 나이도 급격히 고령화되는 셈입니다.
급속·급격·압축을 매력적인 단어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 속에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혼란도 많겠지만,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인 빈곤층과 독거노인의 급증, 고독사, 황혼 이혼, 노인 우울증과 자살 등입니다.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는 고령화 충격을 지진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길어진 수명을 축복으로 여겼던 사람들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하고 있습니다. 이를 가장 먼저 경험하고 있는 세대가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714만명, 2차 베이비부머(1968~1974년생) 600만명입니다. 이들은 젊을 때 수명 60년을 예상했다 노후가 닥쳐서야 20년 이상 더 살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대 전체가 장수하는 상황이 갑자기 도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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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Neo)50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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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은퇴 준비에 있어 핵심 사항을 꼽으라면 예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최소한 20년을 추가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은퇴 후 10년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은퇴 기간이 20~30년쯤이라면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급격히 늘어난 수명에 대비하는 것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Neo)50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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