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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10 14:36 수정 : 2006.02.23 16:05

10대 학생부터 70대 학생까지 함께한 성지중·고등학교 졸업식이 진행되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조금은 특별한 성지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

“아픔을 딛고 당당히”

2월은 초·중·고등학교의 졸업시즌이다. 이 기간 동안 많은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거나 사회로 진출을 준비한다.

지난 9일 대안학교인 성지중·고등학교에서 조금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와서만은 아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하다 성인이 되어 늦깍이 공부를 한 학생들이나 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전학을 온 학생들이 졸업을 하기 때문이다.

성지중·고등학교 소개

성지중·고등학교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을 위한 대안학교다. 유명가수 배일호씨도 이 학교 출신이며, 2005년까지 8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일제시대 소학교를 졸업하고 배움의 기회를 접은 전규희(76)학생부터 지체장애 1급으로 휠체어를 타면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양진수(46)학생, 부모님의 이혼으로 절도, 폭력 등 힘들게 청소년기를 보내며 중학교를 4곳이나 전전한 끝에 중학교 졸업장을 손에 쥔 이규권(20)학생, 본드, 절도 등으로 경찰서에 다니다 지금은 효자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정환(20)학생까지 사연도 다양하다.

이선하(20) 학생도 그중 한명이다. 이선하 학생은 중학교 때 학교폭력 조직에 가담하는 등 방황을 많이 했다. 이선하 학생의 담임이었던 함익주 교사는 “선하가 중학교 때 친구들과 싸우다 한 여학생을 때려 전치 8주를 입히기도 하고, 구속되기도 하면서 방황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선하 학생을 힘들게 한 것은 어려운 가정환경이었다. 어려서 부모님의 이혼을 겪은 선하학생은 새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선하학생은 자연스레 집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돌아다니게 되었다.

억압적인 학교 분위기도 선하 학생을 견디기 힘들게 했다.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선하 학생은 통제만하는 학교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성진중학교로 편입을 했다. 그후 한 실업계고등학교를 잠시 다니다가 적응하지 못해 다시 성진고등학교로 전학을 왔다.

선하학생은 성진고등학교에서 학교생활을 하며 많이 바뀌게 되었다. 학교에서 1등도 하는 등 공부에도 열중하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올해 모대학 경영마케팅학과에 당당하게 입학도 했다.

선하학생이 있는 3학년 1반에서 교사와 학생간의 마지막인사를 하고 있다. 이반에는 청소년부터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하고 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선하학생이 바뀔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사랑과 교사들의 관심 때문이었다. 선하학생은 “어렸을 때 엄마한테 전화를 하면서 ‘죽어버리겠다’ 등의 이야기도 했지만, 그때 엄마는 동생과 나를 믿고 있다고,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며 어머니의 사랑이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성진중·고에서 만난 교사들도 이전 학교에서 만난 교사들과 달랐다. 선하학생은 “교장 선생님이 인사하면 가끔 불러다가 식권도 주는 등 딸처럼 대해주었다”며 “나를 소중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바뀌게 해주었다”고 고백했다.

함익주 교사는 “선하가 원래 성격이 명랑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없었다”며 “착하고 선생님 말 잘 듣는 학생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선하학생의 어머니는 “사실 선하가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할 줄 알았다”며 “학력이 중졸도 안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대학까지 합격해주니 너무 장하다”고 기특해했다.선하학생은 이런 어머니에게 효도하기 위해 대학에 가서 장학금을 탈 계획을 세웠다.

성지중·고등학교에선 선하학생처럼 저마다 한 가지씩 사연을 지닌 769명(중학교 225명, 고등학교 544명)의 학생들이 졸업을 했다. 졸업 후 취직해서 돈을 벌겠다는 정환 학생, 태권도를 잘해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이병섭(19)학생, 83세까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마치겠다는 전규희 학생까지 성지중·고 학생들에게 졸업은 끝이자 또 다른 시작이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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