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12 17:44
수정 : 2006.02.13 17:09
구두장이 시묜은 구두수선을 해주고 못받은 외상값을 받으러 나갔다가 추위에 떨고 있는 한 남자를 집에 데려온다. 모피 외투를 사오기는커녕 거지를 데려왔다고 생각한 그의 아내 마뜨료나는 처음엔 불같이 화를 내지만 연민의 마음에 그 남자를 집에 살게 한다. 이후 그 남자는 시묜 못지 않은 구두 제작 솜씨로 시묜 부부에 보답한다. 이런 저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결국 그 남자는 인간의 모습을 한 천사였음이 드러난다.
기독교를 배경에 깔고 있지만 이 동화는 기본적으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는 이 동화의 제목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추운 가을날 벌거벗은 채 길가에 버려진 천사 미하일을 구해준 시묜과 처음 보는 미하일을 위해 마지막 남은 빵 한 쪽을 내놓는 마뜨료나, 부모를 잃은 쌍둥이 소녀를 돌보아 길러준 한 여인의 헌신적인 사랑을 통해 사랑이 얼마나 감동적이고 소중한 것인지 전해주는 것이다. 더불어 사람은 제 스스로 자신을 돌보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있는 사랑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강조한다.
탐욕으로 가득 찬 세계가 무너지고 인간의 선한 본성과 삶의 참된 원칙이 승리하리라고 확신했던 톨스토이는 인간의 참다운 삶은 어떤 것이며, 그 의미는 무엇이냐는 무거운 주제를 부담스럽지 않은 동화라는 형식을 통해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진한 울림을 안겨주고 있다. -두레아이들/9800원.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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