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13 14:42
수정 : 2006.02.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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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3차 평화대행진이 대추분교에서 열렸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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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평화대행진 행사에 참여한 이민영군 인터뷰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3차 평화대행진이 12일 대추리 대추분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4,000여명의 참가자들은 “미군기지 확장을 막아내고, 올해도 농사짓자”라고 외치며 풍년을 빌었다.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농민들은 올해 ‘농사를 짓는냐, 땅을 빼앗기느냐’는 삶의 기로에 서있다. 이미 50여년전 미군기지 건설로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강제이주 당한 경험이 있는 농민들은 이번에는 절대 그간 일구어 온 텃밭을 빼앗기지 않을 각오다.
하지만 농민들의 심정과는 다르게 정부와 주한미군은 올해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위해 땅을 빼앗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의 집과 농토에 대한 강제 철거 등 위기가 예고되고 있다. 현재 농민들은 매일 촛불시위를 하고 트랙터로 전국을 순회하며 땅을 지키려는 농민들의 심정을 알려나가고 있다.
평택 농민들의 외침이 알려질수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청소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 평화대행진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가 종업식을 하자마자 전북에서 올라왔다는 이민영(고2예정)군도 그중 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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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대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에서 종업식을 하자마자 달려온 이민영 학생, "미군기지 막아내고 평화를 살리기 위해 참여했어요"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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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주의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군은 “평택에서 미군기지를 막아내고, 이 세상의 평화를 살리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고 이야기했다. 민영군의 평택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도 생명평화마중물이라는 단체와 함께 농민들과 만나며 촛불문화제까지 참가했었다.
그는 비폭력평화주의자다. 어렸을 때 ‘왕따’를 당해 괴로워하던 민영군은 그 계기로 ‘폭력’을 다시 보게 되었다. 지금 그는 파리와 같은 작은 존재의 생명도 쉽게 죽이지 않고, 상대방을 죽여야 이기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도 하지 않으면서 현실에서도 실천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전쟁을 위한 미군기지 확대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민영군은 “해방이 되고 미군이 와서 농민들의 땅을 빼앗았는데, 이제는 기지 확장이라는 이유로 농민들의 땅을 빼앗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평택에서 만난 농민들을 보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싸우고 있다”며 “이 분들이 쫓겨나면 언젠가 나도 당할 수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이야기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였던 민영군은 정부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 대통령이 탄핵을 받았을 때 매일 지역에서 열리는 탄핵반대 집회에 나오기도 했던 그로서는 미국과의 외교에서 당당하지 못한 대통령을 보며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민영군은 “후보 때 ‘반미면 어떠냐’고 이야기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 너무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평택기지확장을 반대하거나 좀 더 자주외교를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2일 행사가 끝나자 서울로 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평화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만날 예정이다.
“미군을 반대하는 것은 이 나라의 자주와 동북아 등에서 평화를 만드는 것이에요. 앞으로 폭력을 통해 세상을 죽이는 일보다는 세상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평택 대추리는 평화촌이에요. 전쟁을 반대하고 미군의 폭력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어요. 농민들도 미군 때문에 쫓겨나는 걸 자녀까지 이어주고 싶지 않은 심정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개학하면 학교에 다니느라 힘들겠지만, 평택 농민들과 끝까지 함께할꺼에요.”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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