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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2005년 대학별 8개 학문분야 평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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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매킨지 평가 받았다” 대교협 평가 거부
대교협 “교수들이 사발통문 돌려 거부 주도” 비난
연 18억 예산 법정 사업 ‘속빈 강정’ 될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16일 2005년도 61개 대학 종합평가 결과와 전체 204개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8개 학문분야(학과)별 대학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이 대학 교육의 내용과 성과를 평가하는 이번 평가에 대거 불응해 빈축을 사고 있다. 우수 학생 끌어오기에 혈안이 돼 고교 교육 파행에 일조한다는 비판을 받는 대학들이 정작 자신들의 교육의 질을 드러내는 데는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대교협 평가 결과=대학 종합평가는 △경영·재정 △교육여건 등 6개 영역별 점수 총합(500점)을 100점으로 환산해 95점 이상은 최우수, 90~95점은 우수, 70~90점은 인정 대학으로 판정했다. 2005년 종합평가 대상 61개대에 대한 평가 결과 ‘최우수’ 평가를 받은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서울), 성균관대, 숙명여대, 울산대, 중앙대(서울), 중앙대(안성), 한국외대 등 8개대였다. 우수 대학은 강남대 등 19곳, 평가인정 대학은 34곳이었다. 대교협의 대학 평가는 대학교육협의회법에 따른 법정 사업으로, 대학 종합평가는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2주기 5년 동안 대학이 원하는 해에 평가를 받게 돼 있었다. 올해부터 3주기 평가가 시작된다. 서울대, 왜 거부했나=서울대는 대학 종합평가에 응하지 않았다. 서울대 쪽은 “대학들의 협의회인 대교협이 대학을 평가하는 건 자신이 자신을 평가하는 것으로, 합당하지 않다”며 “매킨지 평가를 이미 받은 터여서 고등교육 평가 전담기구인 고등교육평가원이 생기면 평가를 받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현청 대교협 사무총장은 “매킨지는 장단기 경영전략 평가이므로 평가 불응의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서울대 속내는 순위가 매겨지는 데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평가는 믿을 만한가=대교협은 2005년 종합평가 대상 학교 가운데 일부가 통폐합·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해 평가를 올해로 미뤘다면서도 연기 요청 대학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이번 8개 학문분야 평가 발표에서 대학별 점수와 순위도 공개하지 않았다. 최우수, 우수, 인정 등 세 범주로만 나누었다. 지난해 기계공학, 생물·생명공학, 신문방송·광고홍보 등 3개 분야의 평가 결과를 순위까지 매겨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학들의 반발이 거센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학문분야 평가에서 이른바 주요 대학들이 대거 불응했다. 애초 2005년 평가 대상이었던 사회학과 심리학 분야의 경우 대학들이 공동으로 불참을 선언하는 바람에 8개 학문만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국문학의 경우 평가 대상 94개 학과 가운데 참여 대학은 46곳에 그쳤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48개 대학은 아예 보고서를 내지 않음으로써 평가를 거부했다. 대교협은 “대학들이 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평가편람·기준 등은 모두 해당 학문 학회에 위촉해 이뤄졌고 평가위원도 대부분 대학에서 추천받았다”며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교수들이 사발통문을 돌려 평가 거부를 주도했다”고 비난했다. 대학 평가에는 해마다 18억원 가까운 국가예산이 들어간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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