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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1 15:06 수정 : 2006.02.22 13:34

싸이월드 회원가입 화면의 ‘동의‘버튼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싸이월드 가입약관. ‘이용’과 ‘간과’ 사이

현재 천만 가입자를 자랑으로 여기는 싸이월드의 애매한 이용약관으로 가입자들은 사진 등 자신의 정보를 삭제하여도 삭제되지 않아 개인사생활침해에 우려가 높다.

새학기가 되면 많은 청소년들이 새로 만난 친구들과 서로의 싸이월드 주소를 묻고 일촌을 맺는다. 몇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갖고 있다. 싸이월드 가입자들은 회원가입 약관을 꼼꼼히 읽어보고 가입 한 것일까? 싸이월드 가입자 김종윤(18 숭문고)군은, “싸이월드 가입 당시 약관을 읽어보지는 않았어요. 주변에도 약관 읽어보고 가입한 친구들은 거의 없고요” 라고 말했다.

이렇게 약관을 잘 읽어보지 않고 가입하는 사용자들에게, 애매한 의미의 약관조항은 의문을 살 수 밖에 없다.

싸이월드는 이렇게 약관을 잘 읽어보지 않고 가입하는 사용자들의 특성을 이용해, 약관에 애매한 문장의 조항을 삽입하여 자사에 유리하도록 이용하고 있다.

싸이월드는 사진첩에 사진을 업로드 할때 ‘전체공개’, ‘일촌공개’, ‘비공개’로 구분할 수 있다. ‘일촌공개’는 자신과 친분 없는 사람들이 미니홈피에 들어와 자신의 사진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주로 쓰이고, ‘망가진 모습이 담긴 사진들은 ‘비공개'로 분류해 자신만 볼 수 있게 하기도 한다.

비공개 설정 이미지, 회사 측에서는 모두 볼 수 있어
삭제해도 탈퇴해도 모든 이미지는 남는다!

그러나 약관을 조금만 자세히 읽어보면, 일촌공개가 일촌공개가 아님을 비공개가 비공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싸이월드 이용 약관 3장 14조에는 “(2) 이용자는 자신이 게시한 게시물을 회사가 국내외에서 다음 각 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합니다. (…) ②회사에서 운영하는 관련 사이트의 서비스 내에서 이용자 게시물을 전시, 배포 (…) ” 라는 문구가 있다. 싸이월드에 올린 모든 사진은 싸이월드에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완곡히 돌려서 표현 한 것이다. 이는 물론 일촌공개, 비공개 설정된 자료들도 포함하는 말이다.

사진을 삭제하면 회사에서도 더 이상 자신의 사진을 사용하지 못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싸이월드 같은 경우 엄청난 양의 사적인 사진들을 매일같이 회사의 DB로 송출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사진을 올리면 바로 회사의 DB에 저장되며 바로 삭제하도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삭제한 사진이 회사 DB에 여전히 저장되어 있다는 것은 클릭 몇 번만으로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업로드 한 사진의 주소를 저장해 둔 뒤 삭제하고, 방금 삭제한 사진의 주소를 주소창에 붙여넣기 하면, 방금 삭제한 사진이 뜬다. 그새 저장된 것이다.

싸이월드를 탈퇴해도 문제는 계속된다. 물론 싸이월드 회원의 미니홈피에 있는 자료들은 모두 삭제되지만 다른 미니홈피로 스크랩된 자료들은 삭제되지 않고 계속 회사의 BD에 저장되어 회사의 소용 안에 들어간다. (싸이월드 이용약관 14조 4항)

대기업에 흘러들어가는 개인이미지
그러나, 자신의 동의 하에 올라가는 것들

더 큰 문제는, 싸이월드가 현재 SK 커뮤니케이션즈 주식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싸이월드는 대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일부이며 싸이월드가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는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SK 커뮤니케이션즈 주식회사’까지 넓어진다. 싸이월드 회원 자신의 개인적인 일상을 담은 자료들이 대기업에 무방비 상태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입자들은 싸이월드측에 대항할 권리가 없다. 가입시에 ‘약관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모든 자료들은 가입자의 동의 하에 DB화 된 것이다.

싸이월드 약관을 읽어보지 않은 채 가입했다는 서주연(16 분당영덕여고)양은 “이런 약관이 있는지 알았다면, 싸이월드에 사진 올리기 전에 자기검열을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싸이월드에 사진을 올릴때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비공개'설정 뒤에 빅브라더를 숨긴 싸이월드와, 가입약관을 간과한 채 ’무조건 동의‘하는 가입자들. ’인터넷 강국‘의 1천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싸이트와 그 이용자의 모습들이다.

이숙정 기자 nasziss@gmail.com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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