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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3 20:05 수정 : 2005.02.13 20:05

프레게(Gottlob Frege)는 20세기 영미철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분석철학의 원조다. 사실 그는 수학의 근본 원리에 대한 논리분석에 치중했기 때문에 철학계에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럿셀에 의해 재발견되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초기에 문제 삼았던 것은 순수수학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로서 수 개념에 대한 이해였다. 수학의 전체 체계가 정수나 자연수를 기초로 구성된다고 할 때, 바로 그 ‘자연수’란 무엇인가는 수학 자체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었다. 훗설 역시 같은 문제로 고민하다가 수 개념의 근원을 밝히는 과정에서 심리주의로 흐르기도 했다. 이런 훗설에 대해 프레게는 논리분석의 방법을 제시하며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그는 주요 저서인 <대수의 기본법칙>에서 그의 논리주의적인 기획에 체계적인 형태를 부여했다. 이것이 훗날 럿셀에 의해 발전되면서 분석철학이라는 새로운 현대철학의 사조가 형성됐다.

프레게가 수 개념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사용한 것은 논리언어학적 분석 방법이었다. 그는 수학적 인식의 논리적인 연관관계와 구조를 분석하는 것이 철학의 근본 문제를 탐문하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여기서 전대미문의 현대 수리논리학이 탄생한다. 그는 논리학에 양화사(‘모든’과 ‘어떤’)와 변수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일상 언어에서 보편성에 해당하면 ‘모든’, 특수성에 해당하면 ‘어떤’이라는 개념을 사용한 것이다. 또 특정 개념의 위치에 x, y와 같이 대체될 수 있는 변수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인간은 이성적이다’라는 종래의 철학적 문장을 수리논리적으로 표현하면 ‘모든 x는 y다’라는 식으로 진위 계산이 가능한 수학 공식으로 만들 수 있다. 프레게는 수학의 엄격한 연역적 구조와 추론 과정이 그 자체로서 완결된 기초 전제로 작용한다고 봤다. 마찬가지로 언어의 의미에도 이런 형식적 법칙이 적용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어떤 형이상학도 배제한 논리분석철학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논리분석의 방법이 확장되면 전통철학이 다루었던 형이상학적 존재론의 영역이 새로운 논리적 존재론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런 뜻에서 그는 “모든 훌륭한 철학자는 최소한 반쯤은 수학자여야 하고, 반대로 모든 훌륭한 수학자 역시 반쯤은 철학자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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