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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희, "새학기 친구들과 어떻게 친해지나 걱정하는건 당연해"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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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청소년이 말하는 새학년 친구 사귀는 법
학교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친구관계이다. 점심시간마다 급식을 같이 먹는 것도 친구이며, 화장실에 같이 가는 것도 친구다. 또한 모둠별 수행평가를 하거나 소풍을 갈 때 함께 하는 것 역시 친구다.
새 학년을 맞이하는 학생들에게 ‘우리 반에 나와 친한 친구가 있을까‘, ’내가 친구관계를 잘 맺을 수 있을까‘는 큰 관심꺼리이면서 걱정꺼리이기도 하다. 그중 ’내가 친구들 사이에 잘 낄 수 있을지, 친구들이 나를 좋아할 지‘는 매년 되풀이되는 고민이다. 어떻게 하면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 어떤 친구가 인기가 있는 친구인지 들어보는 좌담회를 열어보았다.
좌담회엔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정영제, 박대원, 권소희 학생이 참여했다. 정영제, 권소희양은 여학교에, 박대원군은 남녀공학인 학교에 다닌다.
- 새 학기, 우리 반에 어떤 친구들과 한반이 될지 걱정이 되나. 또 친구들은 어떻게 해서 친해지나?
소희 - 걱정되는 건 당연해. 사람 사귀는 게 힘 들자나. 맘 맞는 친구가 같은 반 안 될까봐 걱정해. 중학교 때인데 우리 반에 친한 애들이 없는 거야. 학기 초에 누구에게 말을 걸고 싶은데 힘들었었어.
대원 - 2학년 우리 반에 1학년 때 친했던 애들 6명이 한반이 돼서 걱정은 없어. 나머지 친구들은 차차 알아 가면 될 것 같아.
소희 - 처음엔 다 같이 노는데, 시간이 지나면 친한 그룹이 만들어져.
영제 - 맞아. 공부안하는 애들은 공부 안하는 애들끼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애들은 애니매이션을 좋아하는 애들끼리 뭉치지. 또 성적 중상인 애들은 중상끼리 뭉치고.
대원 - 우린 1학년 때 남녀합반이었는데. 먼저 남자와 여자가 갈렸어. 남자들은 친분을 쌓아가면서 담배 피는 무리, 운동을 하는 무리로 나눠져서 친해지지. 극소수지만 혼자 노는 애들도 있어. 근데 남자 사이에선 운동을 하나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금방 친해질 수 있어.
대원 - 학기 초에 수련회에 가거든. 그때 본격적으로 친해지지. 애들이 모여 다른 애 뒷담화 하는(흉보는) 것도 그때야.
소희 - 맞아, 수련회 때 친구관계를 잘 만들어야 해. 관광버스 탈 때도 교사가 번호대로 앉으라고 하지만 친구를 사귀기 위해 잘 앉아야 해. 수련회 갔다 오면 그동안 이미지 관리한 것 다 깨지고, 완전 변하지.
영제 - 뒷담화하는 것도 친해졌기 때문에 가능하지.
대원 - 담배 피는 애들도 서로 피는 줄 모르는데, 수련회가서 같이 피면서 알게 되지.
- 친구 사이에 어떤 학생들이 인기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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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원, "낯가리고 혼자있는 애들은 인기가 없어"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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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제 - 유머가 많은 애들이 인기가 많아. 또한 처음 어색할 때 먼저 말을 걸어주는 친구도 인기가 많아.
소희 - 사교성이 많다고 해야 하나? 말을 잘 붙이고 관심사가 다양한 학생이 인기가 있지.
대원 - 운동이든 게임이든 뭐든지 잘하는 친구들이 인기가 많아. 잘하는 게 없어도 잘생긴 애들은 인기 있지. 공부 잘하는 애들? 공부 잘하는 게 부럽긴 한데 시험기간에만 인기 있지.
영제 - 공부잘한다고 인기 얻긴 힘들어. 1, 2등 중에서도 인기 있는 애들 보면 공부보단 옷을 잘 입거나, 예뻐서 인기가 있는 거지.
영제 - 반장 같이 나서는 애들도 인기 있어. 리더십이 있는 애들.
소희 - 맞아. 특히 고등학교 올라가면 애들이 뭐를 하든 귀찮아하지. 자기가 귀찮을 때 나서서 하는 애들 좋아해. 물론 다 하고 싶은 것인데, 자기만 나서서 하는 애들은 싫어하지.
대원 - 그래? 우리 반앤 그런 애들 부려먹는데. 너무 그러면 부려먹기 아주 좋아. 그런 애들 반장으로 미루어주기도 해.
- 그럼 어떤 친구가 인기가 없나, 친구를 사귈려면 이것만은 피하자.소희 - 조용한 애들, 분위기 파악 못하는 애들.
영제 - 조용한데, 이쁘고 귀여우면 봐줘. 수업시간에 나서고, 자기만 잘난 듯이 비아냥대는 애들은 인기가 없지.
소희 - 관심사가 같지 않다고 안 끼는 애들이 있는데, 그런 애들도 인기가 없어.
영제 - 혼자 아는 걸 이야기 하는 애들도 인기가 없어. 우리 반에 만화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이 친구가 너무 매니아인 거야. 그래서 자기가 본 만화에서 나오는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이야기하지.
소희 - 맞아, 공감 안 되는 이야기하면 인기 없어.
영제 - 씻지 않는 애들도 인기가 없어. 우리 여학교지만 머리도 안감고, 교복 빨아입지 않는 학생들 있거든. 그런 애들도 싫어.
대원 - 낯가리는 애들도 그래. 애들이 떠들 때도 혼자만 공부하거나 자고 있으면 말을 걸 수가 없어.
소희 - 자기가 말하기도, 남이 그 친구에게 말을 걸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지. 그러면 조용한 애라고 찍히는 거야.
소희 - 내성적인 애들도 난감하지. 중2때였나? 말을 걸었는데 대답을 안하는 거야.
영제 - 근데 내성적인 애들을 왕따 시키는 건 문제야. 오히려 말 하게 도와줘야지. 나도 중학교 때 우리 반에 말 안하는 애가 있었어. 걔 표정도 좋지 않고. 근데 우리가 별명 부르면서 친하게 하니 그 친구가 금새 밝아지고 말이 많아지더라고.
대원 - 근데 학교에선 말 없다가 메이플 스토리 같은 게임하면 말이 많아지는 친구들이 있어. 이 아이템 사라, 이렇게 해라 등등. 초기 애들 싸이나 버디 등 돌리거든. 그때 말 안하던 애들도 인터넷하면서 친해지지.
영제 - 근데 평상시에 말 안하다가 메신져 하면서 갖가지 이모티콘 쓰며 친하게 이야기하는 애들은 가식적으로 느껴지기도 해. ‘나에게 뭘 원하나?’ 이런 생각 들지. 근데 싸이는 또 달라. 싸이 일촌해주는 애들은 좋아. 페이머스 오르잖아.
영제 - 근데 왕따는 말이지, 심각하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에겐 왕따 시킬 여유가 없어. 내신 때문에 압박이 심해.
소희 - 중학교 땐 왕따도 시키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실업계는 실업계대로 취업과 진학 때문에, 인문계도 진학 때문에 힘들어. 왕따를 만들기 보단 서로 경쟁자라고 생각해.
- 친구관계를 잘 맺기 위한 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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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제, "관심사 맞는 친구들과 그룹을 형성하는게 중요해"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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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 - 먼저 짝을 잘 만나야해. 보통 번호순으로 하는데, 성격 맞는 애들이랑 짝해야지. 짝의 친구들도 알게 되니까 그렇게 하면서 그룹을 만들게 되지.
대원 - 짝하고 일단 친해져야 해. 그러다 친구에 친구까지 합치는 거지.
영제 - 그룹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해. 연예이슈나 화장품, 옷 등등 자기 관심사에 맞게 이야기를 많이 하면 그것에 관심 있는 애들이 몰려서 그룹을 만들지. 그니까 자기가 관심 없더라도 친구들이 옷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 이슈에 끼어야 해.
소희 - 맞아. 무조건 먼저 말 걸어서 자기랑 말이 통하거나 관심사가 비슷한 학생을 찾아야 해. 그리고 초기에 급식을 같이 먹는 그룹을 만드는 것도 중요해.
영제 - 맞장구 잘 쳐 주는 애들도 인기가 있어. 근데 호응도 센스 있게 해야 해.
소희 - 그리고 자기만 내세우지 말아야해. 말은 다 같이 하고 싶어 하는데 혼자만 눈치 없이 이야기하지 말아야지.
대원 - 남자들은 놀다보면 친해지거든. 축구도 하고, 말뚝 박기, 판치기도 하지. 그럴 때 같이 놀기만 해도 무난하게 친구를 사귈 수 있어. 근데 빼는 친구 사귀기 힘들지.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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