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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7 14:30 수정 : 2006.02.27 14:30

셋넷학교 졸업식. 앞줄이 졸업생이고 뒷줄이 재학생이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셋넷학교 졸업식 열려

탈북청소년들의 졸업식이 열렸다.

25일 경동교회 내 여해문화공간에서는 제2회 셋넷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식은 그동안 남한 땅에 정착하면서 얻은 아픔과 상처를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되었고, 졸업식 중간 중간에 눈물을 흘리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었다.

셋넷학교의 졸업식은 1기 졸업생과 2기 졸업생, 그리고 교사들이 함께 만들었다. 먼저 1기 선배인 최금천, 최금희 남매가 나와 처음 셋넷학교에 다니며 들었던 감정을 이야기했다.

현재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최금천씨는 “북한 사람은 자존심이 강한데, 처음에 그 자존심을 버릴 수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금천씨는 “남쪽에 와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으려고 했었다”며 “하지만 셋넷학교 교사가 나에게 ‘니 이야기는 다 하고, 남의 이야기도 끝까지들으라고 했다’고 했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역시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최금희씨는 “남쪽에 와서 사람들이 ‘얼마냐 굶었냐’라고 물어봐 많은 상처가 되었다”며 “셋넷학교 교사들은 우리에게 영어, 수학을 알려줄 뿐만이 아니라 우리 아픔까지 들어주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금희씨는 “셋넷학교에 와서 같이 고생했던 탈북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처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박상영 교장에 따르면 셋넷학교에 다니는 탈북청소년 중에서 남측 체제에 대한 우월성 보다는 가난을 피해 중국, 미얀마를 떠도는 과정에서 오게 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네 차례나 가족과 만났다 헤어짐을 거듭한 청소년도 있으며, 집을 떠나면서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한 청소년도 있었다.

박상영 교장과 셋넷학교 졸업생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회 졸업생인 양미씨는 “셋넷학교에서 세상 나가는 준비를 했다”며 “학교에 와서 성격도 많이 변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양미씨는 “얼마 살진 않았지만...”이라고 말하다가 눈물을 쏟아내어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1회 졸업생인 최금희씨가 “탈북 청소년들이 많은 아픔이 있다. 내가 북한 사람인가, 남한 사람인가 등 자신에 대한 고민도 많다”며 양미씨 대신 말을 끝마쳤다.


탈북청소년들은 셋넷학교라는 탈북청소년만을 위한 대안학교에 와서 수학, 영어 등 교과목을 비롯해 문화체험활동이나 상담시간을 통해 조금씩 변화를 가져갔다.

박상영 교장은 법정스님의 ‘행복의 척도는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에 있지 않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에 있다’는 말을 인용하여 셋넷학교의 졸업생들이 성공의 노예로 전락하지 말고, 자기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삶의 주인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졸업을 축하해주었다.

졸업식 마지막엔 셋넷학교의 졸업생과 재학생이 한자리에 모여 ‘뭉게구름’과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을 같이 부르며 막을 내렸다.

2회 졸업생인 송명숙씨는 졸업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간다는 기대와 매일 가족 같이 보던 사람들을 못보니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명숙씨는 “학교에 다니면서 학교도 제대로 안 나오고 속을 많이 썩였는데”라며 서운해했다. 남한 땅에 온지 1년 정도 되었다는 명숙 씨는 “그동안 우리들이 아픔을 많이 겪어서 졸업식 내내 다들 눈물을 많이 흘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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