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동요 동화 속으로 할머니가 들려준 '새는 새는' 대중가요나 팝송을 흥얼대고, 외국 동화나 소설을 읽는 우리 아이들. 우리 민요나 동요, 전래동화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간다. 하지만 그저 낡고 재미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우리 전통의 어린이 문화에도 재미와 가치는 충분하다. 우리 정서의 근간이 되는 구전 노래와 전래 이야기를 새롭게 만나보고 그 속에 담긴 우리 고유의 정신과 얼을 만나본다. 옛날 아이들은 무슨 소리를 하고 놀았는지 궁금하지 않아? 요즘 우리들은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에서 소리를 배우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가르치는 소리를 듣고 배우지. 하지만 예전 아이들은 산천을 놀이터 삼아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어울려 놀기 일쑤였지. 소리는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 몰라도 아이들이 부르면 자연스럽게 듣고 배웠어. 억지로 하지 않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쉽사리 배웠지. 아마 이 비밀은 우리들이 자라는데 매우 중요한 일일지도 모르지. 자신도 모르면서 저절로 하는 것이 창조의 비밀이 될 거야. 우리 소리 하나 들어보자. 시골 할머니가 우연히 들려준 거야. 보물섬, 아니 그 고장에서는 보배섬이라고 하는데 진도라는 섬에서 들은 소리인데, 너무 신나고 재미있게 들었던 소리야. 아이들이 부르기도 하고 다른 할머니에게 배우기도 한 소리래. ‘새는 새는 낭개 자고/쥐는 쥐는 궁개 자고/우리 같은 아그들은/엄마 품에서 잠을 자고/날아가는 참새 주머니/지스럭에서 잠을 잔다’라고 하는 소리야.
|
이 소리를 말하면서 또 한 가지 숨겨놓은 비밀을 말해야 하겠어.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 소리가 전국적으로 10여곡이 있는데 고장마다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부르고 있어. 높낮이도 다르고 더욱 놀라운 일은 박자도 달라. 악보에 그려진 대로 소리하고 불러야 하는 우리들은 깜짝 놀랄 일일 지도 몰라. 오히려 다르게 부르는 것이 틀렸다고 생각해. 막힘이 없이 절로 소리를 하다가 자유로운 소리의 작곡이나 창조가 가능했으리라고 생각해. 틀에 박힌 생각을 깨는데도 이 소리는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할 거야. 배우대로 하지 않고 저마다 생각하면서 노래하고 놀 수 있어서 너무나 좋은 거야. 우리 소리,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부른 이 소리를 따라서 해봐. 특히 산, 내, 들에 나가서 뛰어논다고 생각하면서 부르기를 바라는 것이 이 아저씨의 마음이야. ‘새는 새는 낭개 자고’ 김헌선/경기대 한국·동양어문학부 교수 y3k@kyonggi.ac.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