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08 14:14
수정 : 2006.03.0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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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중 학생들의 수업풍경, 교실안에 학생들로 가득차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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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지역 과밀학급 심각..한반에 50명, 도서관도 교실로
안산시내 중학교의 학급당 인원이 50명을 넘고 있어, 사실상 정상적인 수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이 지역 교사들이 교육청에 학급 인원 축소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학생 수는 늘고 있다.
성안중학교는 현재 1학년 13개 학급, 2학년 15개 학급, 3학년 18개 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1학급이 늘어난 것으로 각반에는 50명 이상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50여개의 책상으로 가득찬 교실은 학생들이 움직이거나 휴식을 취하기에 불편했고, 책상과 책상 사이에 한사람이 겨우 움직일 수 있는 공간만을 마련해놓고 있었다.
또한 교실 앞뒤 공간이 부족해, 교사들은 앞에 서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불편했고 좁은 교실뒷편은 쉬는 시간 학생들이 복도로 나가기엔 비좁았다. 특히 쉬는 시간에는 학생들은 화장실에 가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교실 밖으로 나가면서 복도는 학생들로 가득 찼다. 학교는 그래도 부족한 교실을 해결하기 위해 도서관 등 학교시설을 교실로 개조해 학생들을 수용하고 있었다.
"여름이 걱정되요, 열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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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중학교 쉬는 시간 복도 풍경, 사람들로 발디딜틈이 없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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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과밀학급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이었다. 전은주(중3)양은 “한반에 사람이 많으니 여름 같은 경우 사람들의 열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다”며 불편해했다. 박민수(중3)군도 “교실도 너무 작은데, 사람들이 많아 수업시간에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복도 가는 길도 좁아 친구들과 자주 부딪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성안중 학생들의 불편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 학교 인원이 2400여명에 달하는데 비해 음악실과 보건실이 하나라서 제대로 이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홍혜미(중3)양은 “음악수업은 선생님이 오르겐을 가지고 와서 교실에서 진행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나마 음악실의 경우 하나라도 있지만, 도서실은 교실로 개조되었기 때문에 아예 없었다.
또한 학급당 인원이 50명을 넘고 있기 때문에 수학여행을 가더라도 한 반이 같은 버스에 다 타지 못해 나눠지는 현상이 빚어졌다. 특히 3학년의 경우는 916명에 달하기 때문에 수학여행 때 이들을 수용할 숙박업소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 학교 채규근 교사는 “10년 전부터 교육청에 학급당인원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세우라고 했지만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교육청이 학교를 신설해야하지만, 안산 지역에 학교를 지을만한 땅이 없다는 이유와 안산시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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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뒷공간, 학생들이 움직이기에도 불편한 규모만 남아있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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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안산은 전 세계 최대 과밀학급”이라며 “교육청에서 학생 숫자가 줄어들어 10년 내에 괜찮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10년 동안 학생들이 받은 피해는 어떻게 하냐”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안산 남부지역 내 다른 학교의 상황도 비슷했다. 채 교사에 따르면 성안중 근처에 있는 상록중학교에서는 50개 학급이 넘게 있었고, 부족한 교실을 채우기 위해 화장실을 증축하는 형편이었다.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 급식을 배식받기 위해 학생들이 복도로 나왔다. 사람들로 꽉 찬 복도와 달리 학생들의 표정은 즐거워보였다. 과밀학급 때문에 생기는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김수영(중3)양은 “교실 문이 작아서 쉬는 시간에 밖으로 나가기도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안산 내 과밀학급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청의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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