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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참교육학부모회 고양지회 사무실에서 열린 새내기 학부모 교실에서 김성오 고양 무원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교사와 학부모의 올바른 관계 맺기 등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고양지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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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앞 교사 험담은 절대 금물 수시로 편지·이메일로 소통해야 김창오 교사는 “교사를 처음 만날 때는 아이에 대해 묻기보다는 교사에게 아이에 대한 정보를 준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가정불화나 빈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몸이 불편한 경우 숨기지 말고 정확한 상황을 얘기해줘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엄마 아빠가 둘 다 밤 늦게까지 일하는 아이는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거나 지각이 잦을 수 밖에 없다. 이 때 교사가 그런 사정을 알지 못한다면 그 아이는 항상 꾸지람을 듣게 된다. 또 아토피가 심한 아이의 경우, 교사가 알고 있어야 체육시간에 너무 땀을 많이 흘리지 않도록 배려할 수 있다.
아이 문제로 교사와 상의할 일이 있을 경우 불쑥 학교로 찾아가지 말고 알림장 등을 통해 미리 면담 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어떤 이유로 면담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미리 귀띔을 해줘야 효율적인 상담이 이뤄질 수 있다. 아이와 교사 사이의 믿음을 깨지 말자 불확실한 소문을 근거로 아이가 교사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관을 갖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너희 반 선생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와 같은 말이 한 예다. 특히 아이 앞에서 교사를 욕하는 것은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indischool.com) 운영자인 박병건 부산 문현초 교사는 “부모한테서 담임교사를 불신하는 말을 들은 아이는 그 교사한테서는 더 이상 어떤 것도 진정으로 배울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믿음이 깨진 상태에서는 아이들이 그 교사의 교육활동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김성오 교사는 “설령 부적격 교사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아이 앞에서 교사를 욕하면 결국 아이가 손해를 보게 된다”며 “만일 나뿐만 아니라 다른 학부모들도 괴로움을 느낄 정도로 문제가 있는 교사라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교사의 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 말만 믿지 말자 아이들은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부모에게 전달할 때 자기 입장에서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고 엄마한테 혼날 것이 두려워 말을 꾸며내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 말만 듣고 발끈해서 “우리 아이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데 왜 꾸지람을 했느냐”고 따지면 감정적 대립으로 치닫기 십상이다. 김성오 교사는 “교사의 말을 들어본 뒤에 화를 내고 항의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황수경씨도 “학부모들은 집에서의 아이 모습만 보고 ‘이렇게 착한 아이가 학교에서 혼날 일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그러나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교사의 말을 반드시 들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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