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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3 13:54 수정 : 2006.03.13 13:54

출처: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팬들 마음에 불을 댕긴 완전소중 드라마 ‘궁’

대세는 ‘궁’이다. 수, 목 드라마 계를 평정하고 있는 드라마 ‘궁’은 쓰러져 가던 MBC의 효녀노릇을 톡톡히 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는 가정 하에 정략 결혼한 왕세자와 세자빈의 로맨스, 궁중권력다툼을 그려낸 만화 ‘궁’(박소희)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시작 전부터 엄청난 화제였다. 만화를 사랑했던 팬들은 주인공으로 윤은혜(신채경 역)와 주지훈(이신 역)이 캐스팅 됐다는 얘기에 ‘주지훈은 피부가 까매서 황태자와 안 어울린다’, ‘윤은혜가 가녀린 황태자비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냐’며 극심하게 반대했다. 연기자 주지훈은 이런 누리꾼들의 악플에 미니홈피를 폐쇄해야 할 정도였다.

10대 팬의 인기를 넘어 30대까지 '불 지펴'

하지만 현재 궁은 시청률이 최고 29%까지 육박하며 10대 팬들을 사로잡고 있고 이제는 오히려 30대 여성 팬이 많아져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대략난감했던 안티 누리꾼들의 공격은 모두 잦아들었고 ‘궁갤’, ‘텔궁’, ‘완소궁’ 등 인터넷사이트에 궁폐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놓은 채 ‘궁’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오히려 2,30대 여성팬들은 직장에서 몰래몰래 포샵질을 해 사진을 올리고 있고 드라마가 방영될 때마다 느낀 점을 공유하고 복선들을 해석까지 한다.

주지훈은 한 달 새 CF만 4개를 계약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윤은혜도 가수에서 연기자로의 입지를 어느 정도 굳혔다.

또한 ‘황태자욕정4세트’, ‘스킨쉽모음’등을 만들어 돌려보고 있고 유부녀 팬들은 남편과 연습해봤다는 대담한 글까지 서슴없이 올리며 피 끓는 처자들의 가슴에 불을 댕기고 있다.

드라마 ‘궁’의 인기요인은 처음엔 싸가지 없이 보였지만 그 이면에 궁에서 박제된 삶을 살게 되면서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황태자 ‘이 신’과 그를 변화시키는 깜찍발랄 황태자비 ‘신채경’의 로맨스다. 여기에 ‘황인뢰’라는 신뢰도 높은 PD의 연출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화려한 세트, 영상미도 한 몫 하고 있다.


10대 부부의 아슬아슬한 로맨스,
시즌2로 인해 분량을 늘리며 살짝 지루해져

신과 채경 모두 10대에 정략결혼을 하게 돼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사건들도 10대 팬들의 성적판타지를 자극하면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황태자 신과 채경, 율의 삼각관계와 황권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MBC와 드라마제작사 에이트픽스는 시즌2의 방영을 전격 결정했고 20부작이었던 드라마는 시즌2와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위해 24회까지 분량을 늘렸다.

그러나 원래도 빠른 전개의 드라마는 아니였지만 17, 18회는 율의 생일파티 장면을 길게 보여주며 내용을 질질 끄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팬들은 복선도 찾고 주인공들의 세밀한 심리를 엿볼 수 있어 꽉 찬 내용이었다고 하지만 팬의 입장에서 였을 뿐 일반시청자가 보기에는 다른 멜로드라마와 똑같은 삼각관계의 전형을 보여줬다.

만화는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를 그려내기에 자유롭지만 드라마는 그렇지 못하다. 어느 정도는 현실에 발을 담그고 있어야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 ‘궁’에는 몇 가지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있다. 미래가 정해져 있는 황족이고 예술고등학교에 진학중이라지만 공부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질 않는다. 배경으로써 몇 번 화면에 등장했을 뿐이다.

황태자비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수련해야 할 것이 많은 텐데도 채경이의 삶은 항상 즐겁기만 할 뿐, 심각함과 진지함은 없다. 요즘 채경의 모든 것은 황태자 신이에게만 맞춰져서 그에 따라 울고 웃을 뿐이다.

또한 국민의 세금을 바탕으로 살고 있는 황실의 사람들은 한가롭거나 권력만을 쫓고 있는 듯하다. 거기에 황태자는 스캔들만을 일으키고 있고 율은 친구들과 함께 1박2일 코스로 생일파티여행을 떠난다.

내용의 전개와 황실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안 그래도 요즘 힘든데 국민들의 세금으로 호화롭게 살고 있는 황실이 나오는 드라마를 보다보면 가끔 서글플 때도 있다”는 누리꾼의 지적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또한 황실이야기를 통해 사회의 복지이야기도 담아보겠다는 제작진의 시도는 어느 정도 보이는 것 같으나 몇 번 건드려보기만 할 뿐 뭔가 의미있는 메시지는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짙어진 폭력성과 애정수위 아쉬워

아예 드라마 ‘궁’은 기획의도부터 신분이 다른 남녀의 만남과 사랑이야기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밝혔었다.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가까워지기까지의 과정은 설득력 있게 그려졌으나 12세 관람가였던 드라마의 등급을 갑자기 15세 관람가로 올리면서 폭력성이 짙어졌다. 신의 질투심으로 인한 ‘강제키스’가 그것이다.

원작만화의 높은 인기로 초등학생까지 함께 보던 드라마에서 어쩔 수 없는 내용전개를 이유로 다른 멜로드라마에서 항상 문제가 됐었던 강제키스를 하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 할 수 밖에 없었다.

드라마일 뿐이라며 즐기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대세이긴 하지만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특히 10대 팬들의 지지를 받는 ‘궁’에서 끈적한 어른들의 사랑흉내는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없는 듯하다.

드라마 ‘궁’은 자신의 미래인 채경(윤은혜)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백합왕자(김정훈)와 주블랙(주지훈) 군의 대결이 앞으로 계속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이 가운데 궁폐인들은 하루빨리 채경과 신이 완전한 러브모드를 형성하고 신이 존경받는 황태자로 거듭나길 고대하고 있다.

전제순 기자 sweet-jesoon@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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