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16 16:34
수정 : 2006.03.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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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학년도(04년 3월 1일 ~ 05년 2월 28일) 유학 목적 출국 학생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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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적인 세계화의 진행은 교육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10년 전만 해도 초중고생들의 장기 유학이나 단기 어학연수는 매우 드물었다. 당시 통계로 잡을 만한 유의미한 수가 아니어서 확인할 통계도 없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 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학생들의 급증은 초중등교육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이다. 최근 교육부에서는 이에 대한 기초 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통계만 보더라도 5년 사이 세 배가 증가하고 했음을 알 수 있다. 교육 욕구가 매우 높기 때문에, 더 수준 높은 교육 경험을 위해 국민들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 [영어마을]을 조성하고,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영어 구사 능력이 세계시장에서 위력적인 도구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에, 영어를 비롯한 선진 교육을 배우고, 이를 자신의 경쟁력을 삼고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것은 나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국가가 좀더 적극적으로 이 부분에 힘을 쏟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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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해외유학생 시도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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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적 세계화에 국가가 대응해야 할 영역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미래를 적실하게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초중고생들의 해외유학과 어학연수는 좀더 적극성을 지니고, 넓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의 표에서도 확인되듯이, 현재 초중고생의 해외유학과 단기연수는 대부분 민간에 의존하고 있고, 그것도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다시 말해, 농어촌 학생들은 세계화의 적실한 대비에서도 소외되어 있다는 것이다. 유학과 어학연수를 민간에게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에 투자할 자본이 없는 농어촌 지역에서의 유학과 어학연수는 언감생심인 것이다.
교육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뚜렷하다. 국내 사교육 시장에서도 대도시 상류층이 고액의 과외와 학원 수강을 독과점하고 있는 것처럼, 유학과 어학연수에서도 서민들은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에서는 교육비 증액을 GDP 대비 6%대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지만, 오히려 2005년도에는 전년도보다 0.09% 낮아진 4.19%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교육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있고,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세계화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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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및 어학연수 국가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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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의 문제는 유학대상국의 편중이다. 유학은 견문을 넓히는 매우 소중한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 습득을 위해 미국과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일부 국가에 한정 되어 있고, 그 나머지도 중국과 일본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초중고생들이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할 시기에는 미국만이 아니라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 아시아, 브라질과 남미, 인도, 그리고 개발 잠재력이 무궁한 중동과 아프리카 등이 세계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데 현재 초중고생들은 영어권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는 유학생들 자신에게도 유리한 점이 없다. 왜냐하면, 이미 영어구사능력의 이점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어린 학생들의 유학과 어학연수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막대한 비용을 학부모에게만 전가하지 말고, 이미 교육수요자의 욕구가 넘치고 있다면, 국민의 세금을 수요자의 욕구에 맞춰야 마땅하다. 그리고 유학대상국을 다변화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현재 집중된 일부 국가 편중은 오히려 필요 인원을 초과하는 부작용까지 예상된다. 또 지나친 조기/편법 유학과 연수는 지원 배제는 물론이고 일정한 제동도 필요하다. 양질의 유학 정보를 국가가 제공하면 왜 안 되는 것인가. 이마저도 사교육 시장에 맡겨두고 있는데, 정책이 항상 사교육 시장의 뒤를 밟지 말고 정부가 수요를 예측하고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선도성을 발휘해 보라.
마지막으로 양극화 해소 정책이 교육현장에서도 적극 도입되어야 한다. 특히 농어촌 지역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어학연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0개월 정도의 단기어학연수는 이미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정책 당국에서 심화되 연수 코스를 개발 제공하고, 대상국 또한 다변화하도록 하는 게 좋다. 현재 농어촌교육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데, 농어촌학생들을 위한 해외어학수도 정책대상에 꼭 포함시켰으면 한다. 기왕 재정을 투자하는 것, 미래지향적으로 하고, 도농의 균형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실제 가려운 곳을 긁어주도록 하는 것, 왜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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