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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2 14:29 수정 : 2006.03.22 14:29

국가인권위 11층에 위치한 단식농성 현장 ⓒ인터넷 뉴스 바이러스

장애인교육권연대, 단식 농성 9일째 접어들어

"장애인에게 교육은 생명입니다."

지난 13일, 장애인교육권연대는 국가인권위에서 '특수교육진흥법 폐지 및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가벼워진 옷차림과는 다르게 한산한 농성현장은 아직도 '겨울'이었다.

현행 특수교육진흥법은 법적 강제력과 실효성이 떨어지며 법안 자체가 장애학생과 학부모보다는 전문가에 의해 주도되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농성단의 주장이다. 또한 적절한 교육적 지원이 없어 전체 장애학생 23만 명중 25%만이 특수교육을 받고 있을뿐더러, 일반학생과의 자연스런 통합교육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이들이 농성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학교교육은 '시간때우기'. 또다시 사교육 부담을 질 수 밖에 없어.."

농성장 한켠에서 잠든 참가자/장애학생들이 직접 쓴 벽보 ⓒ인터넷 뉴스 바이러스

"경제적 고통이 가장 크기때문에, 아이를 버리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아요..장애학생 개개인에 알맞은 교재와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결국 학교 교육은 단순히 '시간 때우기'에 불과하게 됩니다"

이렇게 학교 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장애인들은 또다시 교육과 치료를 받기위해 사설기관을 다닐 수 밖에 없다. 또다시 사교육비 부담을 질 수 밖에 없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어머니는 "유치원 때에는 매월 100만 원씩 들어갔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각종 치료비와 교육비로 5·60만 원씩 꾸준히 부담하고 있다." 라며 경제적 고통과 더불어 제도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학교와 사회의 인식도 그들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다.

"친구들 장애학생을 따돌리고 놀리며 무시해도 되는 존재라고 여기고 일반 학부모들은 '내 아이가 피해를 본다.'라며 항의하죠" 뿐만 아니라 몇몇 교사들은 학부모의 도움 요청을 '간섭'으로 여기고 학생에 대한 배려는커녕 불편한 존재로 여기는 등 여전히 세상은 그들에게 차갑다.

무기한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도경만 교사는 "특수교육은 일반교육과 달리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야 하는데, 현행법 상 이것이 정형화되어 있어 아이들이 제대로 배려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힘들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내내 그들은 말했다. 장애인에게 교육은 '생명'이라고..그들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걸고 싸우고 있다. 하지만, 그 싸움은 너무도 외롭다. 때마침 농성 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를 돕기 위해 광장 앞으로 나와 함께 시위했지만, 사람들은 무관심하게 지나갈 뿐이었다.

단식 9일째, 참가자들은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어느덧 '봄'은 다가왔지만, 아직도 그들의 세상은 '겨울'에 머무르고 있다.

박소희 기자 sost38@nate.com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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