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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31 14:46 수정 : 2006.03.31 14:53

학급운동회, 라면파티...
진달래선생님의 행복한 교단일기

다리를 놓고 싶었다. 아이들과 아이들 사이에 그리고 아이들과 나 사이에. 그리고 손을 잡고 우리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한 학급이라는 울타리 속에 살게 된 우리. 그 우리가 진정 우리임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친밀감, 즐거움, 자신감- 내가 느끼고 싶어 하는 감정이고,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느꼈으면 하는 감정이니까

학급부서에 우정부를 만들었고, 우정부가 생일, 학급행사를 담당하기로 했었다.
생일잔치를 통해 서로의 태어남을 축하하고 그 축하받음을 통해 나의 존재감을 느끼게 하고 있었고,
하루 종일 관찰하면서 그 친구를 가깝게 느끼고 그 친구의 능력, 태도, 성격, 친구 관계 등을 종례시간에 칭찬으로 돌려주는 칭찬종례. 그것을 통해 타인이 내게 보내는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아! 내가 그런 사람이었구나’하고 자신을 긍정하게 되는 그 긍정을 통해 다시 다른 이를 긍정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학급 운동회 -즐거움을 통한 친해지기

학급회의를 통해 놀토가 있는 금요일 7교시후로 결정하고, 모든 기획은 우정부가 맡았다. 아이들은 주 초부터 비빔밥 비벼먹기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가져와야 되겠다며 기대를 잔뜩 하고 있었다. 우정부는 짝 피구, 짝 축구, 돼지씨름, 꼬리잡기, 개 뼈다구 등을 기획했고, 1,2학년 때 같은 반이 아니었거나 서로 서먹한 아이들로 모둠을 편성하여 월요일 미리 아이들에게 배부를 하고, 놀이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금요일 7교시 후 ‘다목적실로 모여라’는 우정부의 말에 돼지씨름이 시작되었다.


양말에 구멍이 났다며 수줍어하는 아이.
평소 얌전했던 아이가 투지를 불사르는 모습.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친구를 보며 우리는 저절로 함성을 지르게 되었다.
놀이를 통해 우리는 모든 경계를 내려놓고, 놀이를 통해 자신을 해방시킨다.
그래서 놀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서로를 가깝게 느끼게 되는 것이리라.

(간혹 몇이 학급놀이에서 떨어져 자기들끼리 놀기도 하는데, ‘100% 전원 똑같이’가 목표가 아니라, 친해지기가 목표였으므로 일률적인 방법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의 친밀이라 생각하니 그 아이들을 덜미 잡아 올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든다. 저 아이들이 또 다른 종목이나 행사에는 흥겹게 적극적으로 참여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눈치는 줘야지!)


꼬리잡기- 남 여, 남 여 차례로 허리춤을 잡고 상대팀의 꼬리를 잡는 놀이이다. 손을 놓거나 꼬리에 선 친구가 잡히면 지는 놀이이다. 아이들의 보조를 맞추려니 정신이 없다. 마치고 이긴 팀에 내리는 상은 쿠키 2개뿐인데도 아이들은 환호한다.( 상을 줄 때는 2개 이상을 줘야한다. 한 개면 나눌 수 없으므로. 승리의 기쁨을 친구와 나눌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꼭 2개 이상 )

짝 피구- 남자의 허리를 여자가 잡고, 공격은 남자만 할 수 있으며, 남자가 아니라 여자에게 공을 맞혀야만 되는 게임이다. 수줍어하는 아이도 간혹 있지만, 장난기 많은 한 녀석은 경기시작 전부터 여자애 손을 잡고 다닌다. 숨기위해 애쓰는 여자아이들. 나또한 자꾸만 빠져나가려는 한 녀석의 허리를 잡고 뒤에 숨어서 이리 저리 피해 다닌다.
잠시 우리 반 아이 한명이 팔꿈치 탈골로 병원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즐겁게 유쾌하게 행사가 진행이 되었다.

오늘은 운동장이 그득했다.
3학년 3개 반이 학급 운동회를 했기 때문이다.
교 내 학급운영모임으로 3월의 주제가 친해지기였고, 반별 운동회, 라면 파티 등을 하면서 학년 전체의 문화가 그렇게 흘러갔다. 처음 시작한 샘에게 “ 샘 때문이야”라고 눈을 흘기시며 아이들 성화에 이끌려 벌써 10개 반 중 6개 반이 ‘친해지기’ 행사를 하게 된 것이다.

이것을 학급운영모임의 성과, 힘이라고 해도 되나?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하는 운동. 운동이란 우리를 생생하게 살아있게 하고, 우리를 잘 기능하게 힘을 주고, 혼자보다 같이 할 때 더욱 빛나고 즐거운 것이지 아마도.

학교에서 정말 바쁜 우리. 시간이 없어 급식을 마다하고 주 1회 점심을 같이 먹으며 간단히 학급운영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으로 시작한 학교 내 학급운영모임.

자신의 학급운영계획을 나누고 자료를 공유하고, 할 일을 계획하고... 2번의 모임이었지만, 교실환경정리를 공동으로 기획하고, 체험학습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학급신문 학년신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개인 상담을 위한 에고 그램 성격검사 자료를 나누고.... 부지런한 총각샘은 자료를 학교 홈에 올리고(그것도 부족하니 직접 인쇄해서 모든 담임에게 줘야한다고 말했지만.)

혼자만 하는 학급운영이 아니라 교사들끼리의 소통을 통해 학년을 단위로 하는 학급운영을 꿈꾼다.
‘사이좋게 지내는 것의 유쾌함, 함께 꿈꾸기’는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므로.

진달래 기자(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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