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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31 19:53 수정 : 2006.04.04 13:13

36일간의 일본 여행 알알이 엮어 책으로 …

보험회사 과장이던 엄마와 초등학교 5학년 딸이 36일간 일본을 여행한 뒤, 그 과정을 묶어 책으로 냈다. 엄마는 출판사에서 원고를 받아주지 않자 아예 출판사를 직접 차렸다.

2004년 10월, 민귀영(41)씨는 21년동안 다니던 회사에 휴직계를 냈다. 1년 유급휴가 뒤 퇴직해서 새 출발을 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외동딸 인정(13)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적은 게 늘 미안하던 차였다.

민씨와 인정이는 둘만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다. 곧 일본을 목적지로 한 ‘모녀탐험대’가 결성됐다.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해 온 민씨와 처음 해외 여행을 하는 인정이에게 일본은 맞춤 여행지였다.

인정이의 겨울방학에 맞춰, 방학 전 10일을 현장학습으로 하는 36일간의 여행 일정을 짰다. 꼭 들러야 하는 곳 몇 군데를 미리 정하고, 나머지 코스를 끼워 넣는 식이었다. 고교 2학년 때 주산 10단을 딴 뒤 세계대회에도 출전했던 민씨가 주산 학원을 고르면, 인정이는 평소 가고 싶어 하던 일본 디즈니랜드에 가자고 했다. 체험 경제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민씨는 인정이 혼자 일본 거리에서 노점상도 해 보게 했다. 인정이는 이 모든 과정을 일기로 써서 나중에 책을 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만들어 갔다.

모녀탐험대가 36일간의 일본 탐험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2005년 1월 20일, 하지만 아직 이들의 여행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처음 계획대로 자신들의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는 과정이 남아 있었다. 책이 지난달 14일 출간됐으니 1년 넘게 걸린 셈이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일본이야기, 아동물, 검증 안 된 작가, 불황인 출판시장, 이렇게 네 박자가 맞아 떨어져 출판하려고 나서는 출판사가 없더라구요.”

민씨는 원고가 자꾸 퇴짜맞자 지난해 11월 1인 출판사를 차려 직접 책을 냈다. 휴직계를 내면서 막연히 생각했던 제2의 인생이 예상치 않은 쪽에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편집, 교열, 디자인 등을 외주 제작해서 올해 3월 <모녀탐험대, 일본으로 떠나다>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다. 민씨는 “책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인정이 낳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어요”라고 그날의 감동을 전했다.

초보 출판사장 민씨는 또 다른 모녀 탐험대에게 다음과 같은 충고를 던졌다. “아이가 4~5학년 때가 좋은 것 같아요. 너무 이르면 남는 게 없고, 너무 늦으면 중학과정에 문제가 생기죠. 여행 기간도 20일 정도로 넉넉하게 잡아야, 적응될만 할 때 돌아오는 아쉬움을 피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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