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02 18:30
수정 : 2006.04.04 13:19
자기 안 세계가 궁금해지는 나이
콧물은 왜? 생활 속 궁금증 따라가면 인체신비 풀리고 과학지식은 덤
신비한 인체 속으로
아이들이 자라면서 호기심의 범위는 온 세상으로 넓어진다. 아니 세상보다 더 넓어서 모든 상상의 세계까지 포함된다. 그렇지만 자신의 몸에 대한 궁금증은 언제고 떠나지 않는다. 맛있는 것을 보면 왜 침이 나오는지, 어두운 곳에 있다가 밝은 곳으로 나오면 왜 눈이 부시는지, 피는 왜 빨간색인지, 재채기는 왜 하는 건지, 감기에 걸리면 왜 콧물이 나오는 건지 등 온통 궁금한 것 투성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몸은 무려 100조개의 세포가 모여 심장, 허파, 뇌, 살과 뼈 등을 형성하고 있을만큼 복잡하기 때문이다. 혈관만 10만 킬로미터나 된다고 하니, 몸 안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인체의 신비 속으로>는 이같은 아이들의 호기심,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자신도 모르게 몸에서 나타나는 생리 현상을 비롯해 몸을 이루는 각 부분의 기능과 구조에 대한 의문을 속시원하게 알려주겠다는 의도다. 그런 만큼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아하!”하고 연신 무릎을 치게 된다.
가령 배가 고플 때 ‘꼬르륵’ 소리가 나는 이유는 뭘까? 답은 이렇다. 음식을 먹으면 위장에서 소화액을 내뿜고 수축과 이완 작용을 해서 음식물을 작은 창자로 내려보낸다. 하지만 모든 음식물이 다 내려가지 않고 일부가 공기와 함께 위에 남아 있는데, 이 공기가 좁은 출구를 지나 작은 창자로 보내질 때 바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이다.
사람마다 먹는 음식물은 다 다른데, 왜 대변 색깔은 모두 같을까? 이는 음식물이 위와 창자를 지나가는 동안 간에서 만들어져 창자로 나오는 ‘담즙’이라는 황록색의 소화액이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즉 담즙이 대변의 누런 색깔을 만드는 주인공이다. 만약 담즙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오면 ‘황달’이라는 병에 걸린다.
이처럼 책은 아이들이 몸에 대해서 궁금한 90개의 주요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준다. 호기심 해결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호기심을 푸는 과정에서 몸에 대한 과학적 원리도 터득할 수 있도록 이끈다. ‘과학 뭉치’라는 꼭지를 둬 90개의 호기심이 그대로 과학적 지식과 이해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콧속의 구조, 근시와 원시, 소리가 들리는 과정, 침이 하는 일, 치아의 종류, 소뇌의 역할, 온몸을 돌고 도는 피, 여러 가지 혈액형, 소화와 흡수 과정, 꿈을 꾸는 까닭 등 살면서 인체에 대해서 알아두면 좋을만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아무리 호기심을 속시원하게 풀어준다고 하지만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다 보면 딱딱해지기 쉽다. 아이들에겐 지식의 주입을 강요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매 주제마다 어린이들이 평소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몸에 대한 에피소드를 동화로 꾸민 점은 ‘재미있는 과학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개구쟁이 용이, 담임 선생님 왕버터, 반에서 제일 크고 힘이 센 두식이, 그리고 용이의 가족들이 벌이는 웃지 못할 해프닝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에 이른다.
신정민 글, 임정아 그림. -아이앤북/1만1천원.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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