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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5 17:47 수정 : 2006.04.05 17:47

21C 청소년 공동체 희망 연미림 간사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인터뷰>'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연미림 간사

"학생회요? 그거 하는 일도 없고 잘난 척하는 애들만 모여 있는 곳 아닌가요."

언젠가부터 학생회는 그저 이름뿐인 학생회에 불과하다. 회의도 정기적으로 열리지도 않고, 기껏 모여서 안건을 내놔도 학교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일반 학생들은 물론 학생회 임원들조차 학생회를 별로 믿지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학생회는 '학생들의 대표조직'이다.

학생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제 목소리를 내야만 하는 곳이 바로 학생회이다.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에서 학생회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연미림 간사에게 중고등학교 학생회의 실태와 전망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연미림간사의 경력은 고교시절의 경험으로부터 시작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학생회 임원을 하면서 내가 의욕적으로 일하니까 학교가 바뀌는 걸 목격했죠. 전 학생회가 학교를 다니고 싶은 곳으로, 재밌고 즐거운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어요."

다음은 학생회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연미림 간사와 나눈 이야기이다.

학생회가 왜 중요한가


=교육의 3 주체를 학생, 학부모, 교사라고 한다. 그러나 과연 학생이 주체로 나서고 있는가? 여러모로 제약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급식에 불만이 있을 때, 용의 규정이 지나치다고 느낄 때 누가 대변해 줄 수 있겠는가? 학생들의 권익과 복지를 위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학생회이다.

실제로 학생회가 잘 돼서 좋은 결과를 얻은 사례가 있었나.

=A고 학생회는 유명 브랜드의 교복이 너무 비싸다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뜻을 모아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했다. 그 결과 한 사람당 10만 원씩 보상받았다.

급식에 대한 불만이 계속 있어서 학생회가 직접 급식 모니터링을 하는 학교들도 상당수다. 모두가 학생회가 ‘학생들의 대표‘로서 힘쓴 결과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학교의 심한 규제이다. 학생회가 실제로 권한이 전혀 없기 때문에 당선 당시에는 의욕이 넘치지만 활동하다 보면 여러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 공약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학생회에서 논의된 것을 학교 측이 수렴하지 않는다.

학생회가 무언가 하려고하면 '시키지도 않은 것 한다, 두발 얘기는 하지도 마라.'라고 잘라버리고, 그래도 아이들이 뭔가 시도하면 징계해버린다. 결국 '하지 마라.'를 경험한 애들은 모든 자기 검열을 하게 되고 결국 학생회는 흐지부지하게 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바로 학생회 임원들의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예전에 한 학교 학생회장 후보가 유세할 때 바리캉으로 스스로 머리를 삭발하고 두발 자유를 공약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임기가 끝났다. 봉사하고 헌신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하다보니 그저 막막해할 뿐이다.

지방과 서울의 차이도 있을 것 같은데.

=서울은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학생회가 학생들의 대표', '학우를 위해 있는 존재'라는 인식이 많이 생겨났다. 그러다 보니 의욕이 있는데도 뭘 해야 하는지 몰라서 어려워한다. 반면에 지방은 아직도 학생회는 잘난 척하고, 선생님들 심부름하는 애들만 모였다고 여긴다. 게다가 성적순에 의해 임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의욕도 많이 떨어진다.

교사들은 학생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선생님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무조건 공부만 하라는 선생님, 자치 활동의 교육적인 역할을 인정하고 중요히 여기는 선생님, 아예 관심조차 없는 선생님등…이렇게 다양한 요인들이 얽혀있기에 어려움이 크지만, 분명한 건 학생들의 책임감이 높다면 아무리 교사와 학교가 반대하고, 심하게 규제해도 꿋꿋하게 목소리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회를 비롯한 자치활동들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학생 자치 활동은 단순히 공부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행동이다. ‘우리가 학생들의 대표, 대변인’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프랑스 학생 시위에서 본 것처럼 학생들의 시민의식을 갖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생회뿐만 아니라 동아리, 특별활동, 축제 등의 자치활동이 꼭 필요하다.

아는 학생이 고등학교 진학 후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자퇴까지 고려했었다. 그런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교에 정을 붙이게 됐고 재밌게 잘 다니고 있다. 또 한 학생은 전학 온 뒤 적응하기 어려워했다. 그런데 학교 축제에 열린 장기자랑 대회에 나가서 노래를 불러 1등을 했다. 친구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그 학생도 자연스럽게 학교에 적응할 수 있었다.

국·영·수로만 사람을 평가할 수는 없다. 공부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 자아를 발견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그렇게 도와주는 곳이 학교이어야 한다. 학생들의 생활 대부분이 학교에서 이뤄지는 만큼, 학교가 살맛나고 재미있는 곳이어야 한다.

박소희 기자 sost38@nate.com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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