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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7 13:44 수정 : 2006.04.07 13:59

전교조 장혜옥 위원장, "내가 만난 모든 학생을 기억하려고 해요"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대담> 바이러스 조은영 대표, 전교조 장혜옥 위원장을 만나다

지난해 전교조는 보수언론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특히 사립학교법이 통과되면서 노골적인 보수진영의 전교조 죽이기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결국 관건은 전교조가 국민들과 학생,청소년들로부터 얼마나 지지를 받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장혜옥 전교조 신임 위원장의 부드러우면서 강한 얼굴은 전교조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었다.< br>“다시 시작합시다 / 교원평가 저지 / 학교자치! / 참교육” 장혜옥 전교조 신임 위원장이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다. 장 위원장은 2006년 전교조를 움직이는 커다란 축으로 ‘참교육, 학생인권’ 등을 들었다.

과연 전교조의 비젼은 무엇인지, 바이러스 조은영 대표가 전교조 장혜옥 신임 위원장을 만났다. 장혜옥 위원장과 조은영대표의 대담은 1시간여 동안 진행되었으며 ‘학생인권과 학생자치’에 대한 집중적인 조명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전교조 장혜옥 위원장은 “학생인권에 대한 교사 내부교육, 학급운영, 학생인권과 관련한 계기수업,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행사 개최, 학생들에게 전교조 사무실 개방 등을 통해 학생들의 신뢰를 받는 전교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학생이 있다는 사실에 슬퍼"

조은영(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대표) - 먼저 위원장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바이러스> 대표로서 ‘학생들의 인권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가 무척 반가웠고, 올해는 학생 현실이 조금은 변화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위원장님과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위원장이기 전에 교사로서 질문을 드립니다. 왜 교사가 되었는지, 교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어떤 학생인지 궁금합니다.

장혜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 사실 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교회 주일학교 교사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돌봐주고 지도해줬어요. 그래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애들에게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들었죠. 그래서인지 교사가 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모두가 다 의미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제가 만난 학생들 다 기억에 남아요. 그게 저의 대원칙이고, 모두 제 기억에 남기기 위해 애를 쓰고 있어요.

제가 98년도인가에 여고괴담을 보면서 무서운 게 아니라 슬퍼서 많이 울었어요. 이름 없는 아이가 나오잖아요. 귀신이 될 수밖에 없었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아이, 귀신이 되어서 나타나도 아무도 모르는 ‘잊혀진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눈물이 났어요.

‘내가 늘 만나는 학생인데도 나부터 존재가치를 인식하지 못해 학생에게 한없는 소외감을 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니까 슬퍼졌어요.

사실 지금 교사가 만나고 있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요. 어떨 땐 한 학년 전체를 가르치기도 해요. 그래서 아이들을 한명한명 의미 있게 만나는 게 사실 어려워요. 하지만 학생을 다 제 기억 속에 남기려는 기본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그래야 지나가다 우연히 학생을 만나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입시로 인한 교사와 학생의 불협화음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바이러스 조은영 대표, "교사와 학생의 신뢰회복, 어떻게 하실건가요?"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조 대표 - 어떤 분이 ‘교사는 교사라는 그 자체로도 인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위원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 이야기가 공감이 됩니다. 위원장님을 만난 학생들은 행복했을 것 같네요.

위원장께서 하신 이야기 중에 ‘교사, 학생, 학부모의 신뢰회복을 하겠다’라는 말을 의미 있게 들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 서로 신뢰를 하지 않다고 볼 수 있죠. 특히 학생과 교사의 관계에서 어떤 이유 때문에 학생이 교사를 불신하고, 교사가 학생을 불신하게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장 위원장 - 입시교육 때문이에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공부를 해요. 근데 공부라는 게 입시가 다는 아니잖아요. 내 인생의 희망을 찾아가는 거에요. 그러나 모든 학생, 교사가 수능만 끝나면 다 끝나버려요. 입시 공부를 하려고 하니 교사도 난감하고, 학생도 난감한 거에요.

학생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끼를 억제해야하고, 교사는 학생들이 억제하도록 강제해야 해요. 여기서 체벌 등 폭력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져요. 이 때문에 학생들은 끊임없이 불만스러운거죠. 하지만 교사들은 또 억압을 해야만 입시교육을 만들어갈 수 있어요. 하지만 애들은 수용을 안 하려고 하죠. 이런 불협화음이 계속 구조적으로 누적되고 재생산되면서 교사도 괴롭고 학생도 괴롭게 되는 거죠.“

"어떻게하면 전교조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요"

조 대표 - 저도 입시라는 교육구조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데, 교육구조가 단시간 내 바뀌는 것은 아니잖아요. 학생은 변화가 일어나는 그 시간에도 학교에 다니면서 교사와 관계를 맺고 있어요. 바이러스에서 ‘이런 교사 너무 싫다’라는 설문조사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위원장님이 생각하기에 학생들이 어떤 교사를 싫어할 것 같나요?

장 위원장 - (단호하게) 안하무인격으로 학생들을 막 대하는 교사죠.

조 대표 - 맞습니다. 실력없는 교사가 아니라 차별을 하거나 비인격적인 대우를 하는 교사를 싫어했어요. 지금의 현실에서라도 교사가 좀 더 따뜻하게, 인간적으로 학생을 대해준다면 교사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장 위원장 - 교사의 입장에선 딜레마에요. 학부모들은 공부를 시키라고 요구해요. 학교에선 시험을 보고, 시험에선 일정한 점수가 나와야 해요. 교사는 학생들의 실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만 학생 수는 35명으로 많아서 집중이 안돼요.

따라서 교사가 가장 쉽게 선택하는 방법이 무섭게 하거나 체벌로 통제하려고 하는 거에요. 통제하려다보니 강압적인 언행이나 체벌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에요.

인간적으로 따뜻하면서도 학생들의 시험 점수까지 올리려면 굉장한 카리스마가 있거나 노련한 노하우가 필요해요. 근데 이 박자를 다 맞춰서 할 수 있는 교사가 없어요. 아니면 교장이나 학부모가 뭐라고 해도 신경을 쓰지 않는 강심장이 있거나요.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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