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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7 13:54 수정 : 2006.04.07 13:54

전교조 장혜옥 위원장과 바이러스 조은영 대표가 대담을 하고 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대담> 바이러스 조은영 대표, 전교조 장혜옥 위원장을 만나다2

“전교조 역사성은 그대로지만, 교사들이 역사성을 이어갈 수준이 아니다”

조 대표 - 지난해 전교조가 교원평가 반대 투쟁을 하면서 많이 고립되었다고 봅니다. 전교조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교사들도 위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1989년 전교조와 지금 전교조에서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89년은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때는 교사에게 ‘빨갱이’라는 이야기도 서슴없이 했고, 학부모들이 교실에 와서 수업하는 교사를 끌고 나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학생들은 무조건적으로 교사 편이었습니다. 그당시에는 좋은 교사, 존경할만한 교사는 곧 전교조 교사와 같은 말이었습니다.

전교조가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을 때 마다 왜 학생들은 한마디도 하지 못할까 생각하곤 합니다. 물론 사회적 배경이 그 당시와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전교조라면 전교조가 좋은거네요’라는 지지를 받지 못하는지 안타깝습니다.

장 위원장 - 학생들이 연가투쟁을 지지하지 않아 그러는 건 아닙니다. 전교조가 가진 개혁성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모순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전교조가 앞장서서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현재 전교조는 개혁성을 잃어버렸어요.

그 당시 전교조 교사를 다 합쳐봐야 7, 8000명이었습니다. 각 지역으로 따지면 한 두 명이 일어난 거에요. 하지만 그 교사들이 가진 선명성이 교육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어요. 합법화 이후 10만의 대중조직이 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다 전교조에 들어왔어요. 아이들이 싫어하고 미워하는 교사도 전교조에 들어왔어요. 전교조 역사성은 그대로 있지만, 교사들이 역사성을 이어갈 수준이 아니에요. 그러니 기대감도 떨어지는 거에요.

전교조 교사의 숫자가 많은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숫자가 적더라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해요. 올해 전교조 교사가 ‘자기 정체성과 비젼을 가지고 있는가’에 역점을 두고 내부교육을 진행할 것입니다.


최근에 학생들도 ‘전교조라고 별수 있냐’고 이야기를 해요. 최근에 전교조 교사 강간사건이 발생하면서 더 커졌죠. 전교조가 그동안 교장들의 교사 성추행에 많은 문제제기를 많이 했어요. 근데 전교조 교사가 그러니 여지없이 나락에 떨어진거죠. 차라리 이번에 잘 걸렸단 생각이 들어요. 그런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할 것이고, 내부교육을 철저히 강화해서 교사의 자정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올해는 ‘학생살리기 운동’을 할 것입니다”

조 대표 - 학교에서 보면 학생은 언제나 약자입니다. 실제로 학생회 법제화 운동을 하거나 두발자유 운동을 하는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학생들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은 바뀌지 않아요. 전교조에겐 학교를 바꿀 수 있는 비전이 있나요?

장 위원장 - 올해 제가 ‘학생살리기 운동’을 해보자고 주장하고 있어요. 하지만 모든 운동에는 주체가 필요해요. 전교조가 대신 싸우면 다 실패해요. 당사자가 ‘문제 있다’는 자기 의식을 보여주고, 전교조가 뒷받침해야 성공해요.

학생 살리기 운동을 해도 학생이 가만히 있으면 다 실패해요. 새 학기에 우리학교에서 부장교사가 바뀌면서 두발규제를 심하게 해 학생들 불만이 컸어요. 종이비행기를 날리겠다거나 피켓시위를 하겠다고 말을 해요. 근데 나서는 학생이 아무도 없는 거에요.

아이들이 나서게 하는 방식이 뭘까. 저는 인터넷 속에서 어떤 흐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온라인에서 흐름이 만들어져 오프라인의 변화를 만들 수 있어요. 전교조도 올해 홈페이지를 활성화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보려고 합니다. 해방이후 변하지 않았던 학교 현장이지만, 아이들만 한번 물이 오르면 단번에 바뀔 수도 있어요. 두발문제, 이런거는 어느 순간에 확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역동성이 아이들 속에 내재하고 있어요.“

조 대표 - 학생들 사이에 학생회 법제화, 학운위 참여를 두고 논쟁이 있어요. 자기에게 자치권을 주면 잘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논쟁이 되고 있어요. 그러면서 반대로 교사들에게 언제 그런 기회를 준 적이 있는지, 민주주의 가르쳤는지 되물어요.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 흐름을 만드는 것도 있지만 교육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도 있는데요. 개별 교사의 선택이 아니라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한데, 전교조에선 어떤 계획이 있나요?

장 위원장 - 전교조는 올해 학급자치를 운영할 거에요. 지금은 학급운영이 형식적이지만. 민주적으로 학급운영을 하는 운동을 펼칠 것입니다.

또한 계기수업도 활성화할 것입니다.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이슈를 가지고 하는 계기수업이 아니라 성 평등, 학생인권 등 하나의 주제로 하는 계기수업을 진행 할 것입니다. 청소년 단체 등과 연대활동도 할 것이에요.

89년도에 제가 경북 안동지회였는데, 그때 우리 사무실에 학생들이 모여 토론도하고, 동아리활동도 했어요. 보수 언론에선 전교조가 의식화 교육을 한다고 야단이었죠. 저도 머리채 들려 끌려간 적도 있어요.

하지만 언론에서 전교조를 공격해도 청소년과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사무실을 개방해서 청소년들이 동아리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시사토론도 해서 89년도 전교조 모습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조 대표 - 구체적이라 올해 전교조에 대해 기대가 생깁니다. <바이러스>에서도 ‘인권침해 신고센터’를 운영하는데 신고한 내용을 보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용기를 내서 신고하는 이 학생들의 마음을 어떻게 위안해줄 것인가, 학생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전교조가 교육문제를 가지고 투쟁할 때 오히려 하나의 주체인 학생들에게는 너무 소극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의식화’라는 말이 부담된다는 측면도 물론 무시할 수 없지만 학생들에게 오히려 더 똑바로 진실을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당당한 일이라면 더 공세적으로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장 위원장 - 학생들이 고민만 드러내도 성공이에요. 어른들은 항상 아이들 마음을 듣지 않고 오히려 죽이려고만 해요. 전 학생들이 자극적이고 거친 말을 해도 고마워요. 올해는 보수정당이나 보수언론에서 전교조를 공격해도 학생과 함께하는 행사를 더욱 많이 만들 것입니다.

조 대표 - 전교조가 학생에게 애정을 가지고 활동을 한다니 반갑습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강화한다면 학생들 사이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학급 운영 등을 통해 교사와 학생이 만나며 감동을 주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 위원장 - 네 고맙습니다. <바이러스>에서도 전교조에 날카로운 의견을 많이 주세요.(웃음)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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