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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주제 정해 상상력 마음껏 펼쳐보자
재미있게 그림도 그려 예쁘게 오리고 붙이고… 자, 이제 출발!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한 극작가가 만든 성교육 보드게임이 500여 학교에 공급되면서 선생님과 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주사위를 굴려 목적지에 도달하는 이른바 뱀주사위 놀이 방식인데, 어떤 칸에서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고, 어떤 칸에서는 그룹이 토의를 통해 답을 결정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카드나 주사위, 병마를 특징으로 하는 보드게임의 활용성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는가 하면, 어려운 금융지식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키는 데 보드게임이 이용되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기존에 나와 있는 보드게임들을 사서 수동적으로 즐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교육적 목표에 맞는 보드게임을 스스로 만들어 이용하는 부모와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 직접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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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유행했던 뱀주사위 놀이판.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에 맞춰 내용과 규칙을 바꿔 놀이판을 스스로 마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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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분위기와 대략적인 스케치가 끝나면 구체적인 규칙을 정한다. 통상적인 규칙대로 할 수도 있지만, 주사위 1개로 한다면 1이나 2가 나왔을 때 한번 더 하는 규칙을 만들 수도 있다. 또는 앞에 있는 말과 같은 위치에 도착했을 때는 말을 잡아서 처음으로 보낼 수도 있고, 100에 정확히 도착하지 못하면 남는 숫자 만큼 뒤로 보내는 규칙을 만들 수도 있다. 규칙을 다 정했으면 이제 그리기만 하면 된다. 분위기에 맞게 연필, 색연필, 싸인펜 등을 이용해서 예쁘게 꾸민다. 게임 제목도 멋지게 그려 넣고, 트랙도 예쁜 색깔로 칠하고, 각 칸에 숫자도 잘 보이게 써넣는다. 떨어지는 곳에는 우울한 표정의 얼굴, 올라가는 곳에는 기쁜 얼굴을 그린다. 뱀이나 사다리도 A4종이에 그려서 잘 오려 붙인다. 뱀주사위놀이 뿐만 아니라 윷놀이, 체스, 부루마블 등 기존에 있는 게임들을 변형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으로 만든 뒤,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즐겨볼 수도 있다. ■ 어떤 효과 있나 아이들은 보드게임을 직접 만들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먼저 게임을 기획하면서 어떤 일이든지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맞추어 실천해가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 게임에 시나리오를 부과하고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면서 창의력과 상상력, 수학적인 응용력을 키울 수 있다. 그림을 그리고 가위로 오리고, 붙이는 과정을 통해 손지능이 발달하고 미적 감각도 길러진다. 다 만든 다음 실제 게임을 해보면서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으면서 비판적 사고와 분석력도 발달한다. 보드게임스쿨(boardgameschool.com) 김기찬 대표는 “보드게임을 만드는 것은 종합적인 지적, 감성적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로서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의식을 심어주고, 게임을 완성시키는 과정을 통해 상당한 성취감과 자신감을 불어 넣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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