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09 17:44
수정 : 2006.04.18 02:05
창의력 쑥쑥퀴즈
고대 그리스 시대에 거북이보다 10배 빠른 토끼와 거북이가 철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주를 했다. 철학자들은 토끼와 거북이의 특성을 감안하여 경주를 시켜야 공평하다고 주장하면서 거북이를 100cm 앞에서 출발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때 제논(Zenon ho Elea, 그리스, B. C. 490~429)이 나타나 그렇게 하면 토끼가 절대로 거북이를 이길 수 없으니 불공평한 경주라며 기준을 다시 정할 것을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토끼가 10배 빠른 속도로 100cm를 움직이면 거북이는 거기서 다시 10분의 1인 10cm 만큼 더 나아가고 토끼가 다시 10cm를 따라가면 거북이도 나름대로 열심히 걸어가서 1cm를 더 앞서 있게 되고 이것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토끼는 거북이를 결코 앞서나갈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다른 철학자들은 제논의 주장이 현실적으로 맞지는 않는 것 같지만 논리적으로 맞대응을 못해 토끼와 거북이를 같은 점에서 출발시킬 수밖에 없었다. 결국 10배 빠른 토끼가 잘난 척하다가 중간에 쉬다 잠이 들어 거북이가 이기고 말았다. 토끼는 같이 출발하면 자만심 때문에 지고 자존심 살려 거북이를 앞세우면 제논의 말처럼 거북이에게 지고 어쩔 수 없이 항상 지게 되는 운명인가? ‘토끼와 거북이’ 우화에 그런 엄청난 이야기가 있었다? 아님 말고. 어쨌든 과연 거북이를 앞에서 출발하게 하면 토끼는 제논의 말처럼 절대로 경주에서 이길 수 없을까? 토끼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지난주 정답] 원자의 붕괴는 양자역학의 세계에 속하고 고양이의 삶과 죽음은 고전역학의 세계에 속하는 일이다. 고전역학자는 ‘측정’하고 안하고의 문제에 상관없이 고양이는 원인에 의한 결과로 죽었거나 살아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는 결정론적 주장을 한다. 양자역학자는 상자의 뚜껑을 열기 전에는 가능한 모든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확률론적 주장을 한다. 양자역학에서 측정은 여러 가지 상태 중 한가지로 붕괴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같은 방식으로 설치된 상자를 100개 만들어 놓고 고양이가 살았나 죽었나를 측정했다고 할 때 한 50상자에서는 살아 있었고 한 50 상자에서는 죽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고양이 100 마리를 넣고 살아 있는 놈과 죽어 있는 놈이 50마리씩이라는 것과는 다르다. 미시와 거시를 연결하는 상보성원리를 적용하면 큰 규모의 거시 현상은 여러 가지 특성이 상호 보완되기보다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인 반면에, 작은 규모의 미시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근본적으로 가능한 상태를 모두 알기 전에는 완전하게 묘사할 수 없다.
문미옥/이화여대 와이즈거점센터 연구교수
wise-mun@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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