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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3 15:29 수정 : 2006.04.13 15:29

인헌중에 있는 영어체험마을,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영어체험마을과 원어민강사가 있는 인헌중학교 탐방

그치지않는 영어교육에 대한 논란, 영어사교육이 점차 늘어나고 너도나도 영어배우기 경쟁에 앞서고 있는 요즘 몇몇 학교들은 한발 빠르게 학교안에 특별한 시설을 설치하여 영어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인헌중학교는 지난해 방과후학교를 실시하며 ‘영어체험마을’을 설치했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 비해 영어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원어민 교사가 영어체험마을에서 영어회화 진행

영어체험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벽에 붙여놓은 외국의 공항, 까페 그림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상황을 체험하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취지를 반영한 것 . 본래 방과후학교를 위한 시설이기에, 인헌중학교 학생들은 이곳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을 원어민 강사에게 영어회화를 배운다. 더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서 영어를 더 배울 수 있다.

원어민 교사가 진행하는 영어회화 수업은 1, 3학년만 각각 1주에 한 번씩 진행한다. 원어민 교사가 한명밖에 없기 때문에 2학년은 회화시간이 없다. 하지만 현재 국내 초,중,고등학교에11%만이 원어민 교사를 보유한 현실을 감안하면, 인헌중은 다른 학교에 비해 혜택이 많은 편에 속한다.


이 학교 원어민 교사 John씨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을 위해 다양한 게임을 하면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말하도록 가르친다.

영어회화 수업시간, 원어민 교사 John은 게임을 통해 학생들이 영어를 말하도록 유도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발음 틀릴까봐 대답 안해”

12일 5교시 정규수업시간, John 교사는 다양한 상황을 그림으로 제시해 학생들이 그 상황에 맞는 말을 하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앉아 있는 그림을 보며 ‘sit down'이라고 선택한다. 하지만 적기만 할 뿐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

“Any question?" "....." "Everybody, understand?" "....."

John 교사는 학생들에게 이해하냐고 물었지만, 학생들은 좀처럼 답변을 하지 않는다. “yes"나 ”no"라는 대답도 쉽게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John 교사가 수업 내내 대부분의 말을 했다.

영어회화 시간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John 교사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학생도 있었고, John 교사가 떠드는 학생 등에게 벌점을 주며 엄격하게 가르치기 때문에 싫다는 학생도 있었다. 발음이 틀릴까봐 대답하지 않은 학생도 많았다.

영어에 별로 관심이 없는걸까? 하지만 학생들의 속마음은 조금 달랐다.

학생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원어민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John 교사의 다음 프로그램은 학생들끼리 영어 게임을 진행하는 것. 시작하자 다들 말을 하나둘씩 꺼내놓았다. 학생들은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가며 기어코 말을 한다. 필기한 문장들을 뒤져가면서 상대방에게 말을 걸었다.

학생들은 지금은 영어를 잘하지 못하지만 원어민 강사의 발음을 들으면서 영어를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우시온(중3)양은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면 돈이 많이 나가는데, 원어민 교사를 통해 발음을 정확하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중3)양은 "교사가 너무 빠르게 말을 해 많이 못 알아듣긴 하지만, 처음에 비해 나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의 발음을 들으며 조금씩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쌓아가고 있었다.

학생들은 영어회화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어민 강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다. 해외연수나 비싼 회화 학원을 다니면서 영어실력을 쌓을 기회가 없는 학생들은 원어민 강사를 통해 정확한 영어발음을 배우고 싶어했다.

정규수업이 끝나고 방과후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좀 더 적극적이었다. 교재도 미국 교재 그대로 사용했다. 학생 수도 8명이다보니 누구에게나 말을 할 기회가 돌아갔다. 학생들은 영어와 한글을 섞어가며 교사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이세영(중1)양은 “외국인을 자주 접하니 발음이 조금씩 들린다”고 말했다.

원어민 강사 수업시간 적고, 영어체험마을 활용도 적어

본래 영어체험마을은 학생들에게 영어를 좀더 생활속에서 접근하기위한 의도로 기획되었다. 이름 그대로 영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하지만 기자가 직접 가본 영어체험마을은 학생들의 요구에 비해 다양한 체험을 하진 못하고 있었다. 학생들도 영어체험마을을 영어회화 수업을 하는 교실 정도로 생각했다. 김옥희 교사는 “교과 진도도 있으니 많은 걸 시도하기가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정규수업시간에 학생 수가 많은 것도 문제였다. 10명 안팎이기 때문에 원어민 강사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과후학교에 비해 정규수업엔 3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대화를 하기 힘들었다.

원어민 교사와 하는 수업시간도 적었다. 학생들은 원어민 교사와 더 많이 수업해 자신의 영어발음이 개선되길 바랬지만, 일주일에 한번 한다는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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