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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6 15:26 수정 : 2006.04.17 14:30

나 좀 내버려 둬!

놀림받고 배는 고프고…짜증 폭발
숨 들이마시고 이유 먼저 따져보세요
스스로 마음 다스리는 심리상담책

철민이가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아이들이 누구랑 사귄다고 놀려댔기 때문입니다. 전혀 그런 적이 없는 철민이는 주먹을 휘두릅니다. 고래고래 소리도 지릅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책상을 발로 걷어차고 아이들과는 말도 안합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친구들과 말도 안하고 씩씩거리면서 지낼 수 있을까요? 그래봐야 더 외톨이만 되고 화만 더 나지 않을까요?

축구공이 답을 주네요. 우선 곰곰 생각을 해보래요.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다시 살펴보는 게 좋대요. 화가 났을 때는 정신이 없어서 왜 화가 났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고 다른 사람 때문에 화가 났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화가 났을 때는 내가 화를 내는 사람과 일어난 일을 따로 생각해야 한대요. 그러면 그 사람 때문에 화가 난 게 아니란 걸 알 수도 있대요.

예컨대 철민이가 화가 난 이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기분이 달라져요. 친구들이 무시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면 화가 많이 나지만 그저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 내는 게 재미있나 정도로 생각하면 조금 짜증이 날 뿐이죠. 다른 애를 나로 잘못 봤겠지 정도로 여기면 별다른 감정 변화를 느끼지 못해요. 화를 내지 않는 거죠.

현수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놀이공원에 갔다가 좌절감만 느끼고 왔어요. 도로가 막혀 차속에서 시달리고, 도착해서는 기다리느라 지치고, 놀다가는 배고파서 짜증나서 기분만 망치고 말았어요. 자기가 생각한 대로 바라는 대로 되지 않으니까 화도 나고 짜증스럽기도 하고 신경질도 나고 슬프기도 하고 불안해지기도 한 거죠.

현수는 거울을 들여다보듯이 자기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좌절감을 벗어나요. 내 기분이 어떤지, 짜증나고 화가 났는지, 외로워서 그런지, 무엇이 잘 안돼서 그런 거지 생각해보면서 마음이 저절로 차분해지고 편안해졌다네요.

아이들은 화가 나고 슬프고 짜증나고 죄책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잘 모릅니다. 그저 뭔가 잘 안돼서 답답하고 초조하게 느끼고, 열이 나거나 배가 아프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폭력적으로 폭발해 버립니다.


부모들은 이런 자녀를 야단칩니다.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 안된다고 윽박지릅니다. 그러나 이런 감정은 나쁜 게 아닙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쉽게 풀 수 있습니다. 감정 조절의 첫 단추는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잘 아는 것입니다.

어린이 심리 상담을 오래 해온 박현진 선생님이 전문적인 지식과 상담에서 얻은 사례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가장 좋은 방법을 찾도록 이끌어 줍니다. 화, 무서움, 좌절, 불안감, 긴장감, 짜증, 죄책감, 상실감 등 8가지 기본적인 심리상태에 대해 알려주고 그것을 풀어 나가는 방법을 찾게 해줍니다. 단순히 이렇게 풀어야 한다는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것도 만화로 재미있고 쉽게. <나 좀 내버려 둬!> 윤정주 그림. 돌베개어린이/9500원.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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