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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8 14:18 수정 : 2006.04.18 14:18

팬들 "스타의 사생활이 보고 싶단 말야"

한 인기그룹의 매니저가 팬들에게 경고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글은 조회수 5000을 넘기고 조회수 400개를 넘어가며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다.

내용은 이 인기그룹이 살고 있는 숙소와 다니는 미용실 앞에서 멤버들을 기다리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간곡한 부탁이 아닌 경고성의 글이었다.

이유는 팬들이 소위 ‘사생’이라 칭하는 활동(좋아하는 연예인을 따라다니거나 기다리며 일거수 일투족, 사생활을 보려고 다니는 활동)을 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준다는 것이었다.

밤새 숙소 앞에서 스타를 기다리며 시끄럽게 떠들거나 아파트의 계단에 용변을 보는 행동들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있었다. 이에 새벽까지 스케줄하고 들어온 그룹의 멤버들이 아침부터 동네주민들한테 사과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잘 지경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그룹이 다니는 미용실은 주변 가게들이 소송을 걸지도 모르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매니저는 밝혔다.


이 글을 본 팬들은 “솔직히 사생 뛰고 싶었지만 이 글을 보니 느끼는 점이 많아요. 앞으로 그런 개념 없는 행동 서로 자제해요”라며 댓글을 달았다. 지방에 있는 팬들은 “지방에 살기 때문에 사생 뛰시는 분들 너무 부러웠지만 공연장에서 더 응원해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스타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연장의 뒤에서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나 숙소에서 생활하는 스타들의 꾸밈없고 솔직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훨씬 크다.

스타를 연인처럼 소유하고 싶어 하는 팬들의 욕심은 이렇게 과다한 사랑을 포장한 사생활 침해에 이르게 되고,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상황이 오게 된다.

이를 저지하는 매니저와 팬 사이에서의 마찰도 상당하다. 대부분의 매니저들은 이렇게 숙소나 공연장 뒤에서 팬들이 몰릴 경우 폭력을 쓰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매니저는 조폭출신이나 운동선수 출신들이 하는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물론 실제 그런 경우도 있지만 보통 팬들이 몰릴 경우 폭력을 쓰지 않으면 그 상황을 쉽게 모면하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맞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스타를 보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큰지 알고는 있지만, 맞는 팬의 입장에서도 기분이 상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스타의 마음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또한 매니저나 기획사들도 폭력을 쓰는 방법 외에 다른 것을 강구해 봐야 할 것이다. 스타를 보호하겠다는 미명아래 쓰는 주먹도 엄연한 폭력이다. 그 순간을 모면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제살 깎아먹기일 뿐,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사생’을 뛰는 팬들을 팬을 가장한 ‘안티’라고 칭한 이 매니저는 “개념도 없고, 상식도 없는 '것'들이기에 저 역시 그에 걸 맞는 대접을 해줄 겁니다”라며 부모님을 모셔오든 경찰을 부르던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매니저들이 깡패 같다구요? 학력이 인성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겠지만 ○○매니저들 최소 국립4년제 대학교 졸업한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입니다”라고 밝힌 마지막 글귀에서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매너조차 무너진 매니저와 팬들 사이에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전제순 기자 sweet-jesoon@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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