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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9 18:36 수정 : 2006.04.19 18:39

인명여고 최종민 교사, ”수행평가 취지와는 달리 형식적이에요”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수행평가, 의미 없어요.”

지난 18일 인명여자고등학교에서 국어과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최종민(42)교사를 만났다. 그는 수행평가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 “요즘 수행평가는 시험평가 외에 학습과정 등 다양한 평가를 한다는 취지와 달리 형식적이에요”

현재 수행평가는 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은 상황에서 내신 점수를 주기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수행평가가 한꺼번에 몰려서 부담을 느낀다지만, 실제 내신에선 수행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없어요.”

최종민 교사는 학생들이 수행평가를 베끼고 있는 현실도 있지만, 평가에 대한 공정성 시비도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수행평가로 점수 차이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교사들이 문제풀기 같이 쉽게 채점할 수 있는 걸 수행평가로 내주는 건 그 때문이에요. 편하게 가는 거죠.” 고3의 경우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오히려 점수를 더 주려고 하는 게 학교의 현실이다.

수행평가는 지난 99년 학습결과나 성취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학습과정 중심의 평가를 지향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백과사전을 살펴보면 수행평가는 ‘효과적인 수행평가는 교육개선과 학습증진을 기본으로 하며, 학습현장에서 학생, 교사, 학습내용, 전달과정의 상호작용을 다양한 방향에서 종합하여 의사결정의 자료로 활용하는데 의의를 둔다’는 정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학생들은 친구나 인터넷을 통해 수행평가를 베끼고 있고, 교사들은 학생들이 베끼지 못하는 문제를 내려고 고민하고 있어요” 최 교사의 말대로 수행평가는 받아쓰기 숙제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도입취지를 잃어버린 수행평가는 매년 별다른 변화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결국 괴로운 건 학생과 교사뿐이다. 학생들이 한 번에 여러 과목의 수행평가를 해야해서 힘들다면, 교사들은 많은 수의 결과물을 한꺼번에 평가해야하기 때문에 힘들다.

“우리학교에선 보통 네 반을 가르치는데, 학생 수만 200명이에요.” 그는 하나의 감상문을 평가하기 위해 10분을 투여한다. 또한 수행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동료교사에도 평가를 요청한다. “하나의 감상문 평가하는데 어림잡아 15분이 드는거에요. 4명이 1시간이라는 건데, 200명이면 몇 시간인지 아세요?”

수행평가가 취지대로 시행된다면, 시험평가의 대안이 될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에선 학습과정에 대한 평가보단 점수를 받기 위한 과정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학생은 친구들의 결과물을 베끼고 있고, 교사들 역시 그것을 감안하며 채점을 한다. 교사 역시 수행평가로 점수 차이를 많이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 수행평가가 몰리는 건 교사들이 상의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어요. 하지만 원래 취지와 달리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게 더 큰 문제에요.”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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