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4.20 16:13 수정 : 2006.04.20 16:29

극단 <진동>의 박종우 대표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인터뷰> 청소년전문극단 <진동>의 대표 박종우

"리틀맘, 잘잘못을 떠나서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당당함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극단 '진동'의 대표 박종우씨가 다음 작품의 힌트를 살짝 주었다.

그는 연극인이면서 교육자다. 기성세대들이 영어교육이다 과외다 대학입시에 모두가 정신없는 순간에도, 여론이 학교폭력과 성문제등 청소년에 대한 우려가 심각했을 때도 그는 언제나 청소년편이었다. 연극을 통해 청소년들이 학교와 인생의 창이 되길 바라는 그는 언제나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과 교육에 당당한 주체였으면 하고 생각한다.

67년생인 극단 진동의 대표 박종우씨. 그는 90년 극단 '한강'에서 전문연극인으로의 삶을 시작했다. 대학연극패 생활을 포함하면 20년의 베테랑 연극인생. 하지만 그의 인생과 꿈은 다른 연극인들과는 조금 다르다. 바로 청소년전문극단으로의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교육·청소년연극의 첫실험은 극단 '한강'에서 이루어졌다. 내부워크샵에서 교육문제를 다뤄보기로 하고 만든 첫번째 극 '교실이데아' (만든 시기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 직후. 서태지 팬클럽의 도움을 받아 제작했다)는 한 문제교사의 죽음과 그 배경을 둘러싼 매교시 수업시간을 다룬 이야기였다.

내부 워크샵으로만 준비되었던 이 극은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극장에도 올려지게 되었고 작품으로의 호응은 물론, 교육문제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가능성을 발견한 그가 극단 '한강'을 뛰쳐나와 만든것이 '진동'. 이제 그를 이야기할 때 극단 '진동'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게 되버렸다.

'진동'은 전문적인 교육·청소년극단

'진동'의 활동은 공연부문과 교육부문으로 크게 둘로 나뉜다. 기자가 '진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둘다 구체적으로 알아야만 했다.

" '진동'의 공연은 특성이 있습니다. 전문배우가 청소년연극을 한다는 점, 그리고 직접 작품을 가지고 현장(학교)을 찾아간다는 점입니다"

'진동'의 이런 특성은 좀 더 전문적인 작업을 가능케 만들었다. 연극으로 청소년들과 직접 현장에서 소통하고 또 그곳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다시 청소년들 속으로 들어가는 방식은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진동'은 매년 한 작품씩을 정기적으로 내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학교일정에 맞추어 찾아주는 단체관람객들을 위해 매년 같은 시기에 정기공연을 열고 있었다.

'진동'은 말 그대로 흔들리는 것,
청소년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했다

극단 '진동'의 작품들

2001년 "비행하는 이카루스" - 문제아로 불리우는 청소년들을 집중 조명

2002년 "비행하는 이카루스 2002"

2003년 "Let's 알바" - 청소년노동문제를 다룸

2005년 "지금해라" - 권투가 꿈인 청소년을 통해 학교교육을 꼬집음

2006년 '리틀맘'을 주제로 한 연극을 준비중.

그렇다면 다른 청소년연극과 다른 '진동'만의 특징은 무엇을까? '방황하는 별들' 같은 과거 청소년연극은 청소년의 개인적인 모습을 다루거나 감성적이고 온정주의적 접근물이 대부분이었다.

'진동' 이 바라보는 청소년에 대해 기자가 묻자 박종우 대표는 쑥쓰럽지만 강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청소년은 내일의 주인공이 아닌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청소년을 내일의 주인공으로 본다는 것은 지금 (청소년들이)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박 대표는 청소년들이 학교와 사회에서 주체로 인식되고 청소년 스스로도 주체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년원에서 소위 문제아로 불리우는 청소년들과 일년동안 교육연극을 진행했습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이 직접 고민과 생활을 담아낸 상황극을 반영한 것이 '비행하는 이카루스'입니다." 박 대표의 연극제작론은 현장으로부터 출발한다. '비행하는 …' 작품처럼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청소년을 직접 만나면서 청소년의 이야기를 직접 대변해 만드는 것이 박 대표와 '진동'의 작품인 것이다.

또한 '진동'의 연극은 청소년문제를 좀 더 구조적인 부분으로 접근할려고 노력한다. 입시현실로 부터 벗어나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게 하는 것을 추구한다. 청소년들의 평가가 어떠한가 묻자, 박 대표는 조금 쑥쓰러운 듯 머쓱거리며 일단 호응도는 정말 높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관객들의 호응도는 정말 좋습니다. 어느 학교, 어디서 공연하더라도 관객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또 우리연극은 청소년들의 현실의 주체이고 당당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청소년들은 그점을 너무 좋아합니다." 구체적인 피드백에 대해 묻자, 박 대표는 연극을 보고 함께 연극을 해 본 친구들이 우리 극단에 들어오기도 한다며 그만한 것이 있냐며 대답했다.

'교사들의 반감을 사지 않을까'하는 우려 속에 교사들의 반응을 물어보자 박 대표는 아무래도 학생과 교사사이의 오묘한 그것을 벗어날 순 없다고 말하며, 하지만 '진동'의 극들을 찾아서 학생들과 함께 보는 교사들은 대부분 '진동'의 극에 만족을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웃음에는 나이 답지않은 순수함이 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우리의 교육은 '연극교육' 아닌 '교육연극' "
"연극은 창조성, 적극성, 집단성을 길러낸다"

"'연극교육'과 '교육연극'은 다릅니다. 전문적인 기술을 가르치는 '연극교육'과는 달리 '교육연극'은 교육효과와 과정과 체험중심의 교육입니다." 박종우 대표는 전문적인 기술교육보다 교육연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은 기본적으로 창조성, 적극성, 집단성을 길러내는 힘이 있고 이것이 청소년들에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 연극은 과정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연극 놀이'를 통해 닫혀있던 말문을 열고 마음을 트이게 합니다. 그 다음 '표현 놀이' 로 생활을 표현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즉흥극'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을 변화시키고 당당한 삶에 주체로 서게 만듭니다."

교육이야기는 자연스레 연극동아리활동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박종우 대표는 동아리활동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내신등 입시가 치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동아리활동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습니다. 유명한 연극동아리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박종우 대표는 동아리활동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게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교사의 연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동' 역시 이번 겨울에는 연극동아리들을 도와줄 실무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처음에는 연극동아리들을 도와주기 위해 일년에 한 백만원씩 지원금을 주는 것을 고민해보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그런것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은 '리틀맘' 이야기, 청소년들의 삶의 당당함을 말하고 싶다

2005년 작품 ‘지금해라‘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요즘 청소년들을 어떻게 보냐고 기자가 묻자 박 대표는 한마디로 대답했다. 똑똑하다. 기자는 곧바로 부연설명을 요구했다.

"개인으로도, 사회의 구성원으로도 더욱 주체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떨때는 내가 어릴때보다 어른 같습니다." 너무 당당히 이야기하는 박대표의 모습에 기자가 학교폭력등 청소년 범죄를 보면 그렇지 않게 볼 수도 있을거 같은데라며 딴지를 걸자 "내가 보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다."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서 기자는 학교폭력 등 청소년과 관련된 사안을 가지고 연극을 해보아도 좋겠다는 제안을 던졌다. "돈이 필요하다면 그런 연극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연극은 답만을 이야기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청소년연극이 그런 것을 많이 하다보면 도리어 청소년들로 부터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며 결론이 내려지는 연극은 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어떻게 보면 초등교육이 가장 주체적이고 참여적입니다. 초등학생들은 어릴때부터 토론식수업과 발표수업을 꾸준히 진행해 만나보면 매우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를 들어가면 거꾸로 입니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교육은 사라지고 답만을 강요하는 교육만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터뷰중에 박종우 대표는 다음 작품 이야기를 조금씩 들려주었다.

극단 '진동'은 올해 '리틀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다. 사회적으로 찬반논란이 나올 수 있는 민감한 주제라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박종우 대표는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사회적 찬반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관심있는 건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당당함, 의지입니다. '리틀맘'을 통해 청소년들도 주체로서 삶을 당당하게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할 것입니다"

윤수근 기자 bbom@magicn.com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