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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21 15:38 수정 : 2006.04.21 15:46

야식으로 맛있게 먹는 라면, 우유를 부어 먹으면 얼굴 부을 걱정도 없다. 여기에도 과학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지? ⓒ네이버

<과학의 날 특집>2006년 한국 과학교육은 어디에?

“피드백 작용? 그게 뭐야?” 생물학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P(21세)양은 우연히 선배와 얘기하던 중 깜짝 놀랐다. 피드백 작용에 대한 얘기를 하자 선배가 알아듣지 못 했기 때문.

“오빠 그거 공통과학에 다 나오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

어렵고 따분해 보이는 과학수업

학교를 입학하고 11년 내내 접하는 과학. 하지만 졸업을 하자마자 언제 배웠냐는 듯 까먹어 버린다. 일상생활에서 과학은 별로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과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쓸데없는 것, 머리만 아픈 것.’으로만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면서 이공계 기피 현상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누구나 과학 발전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과학교육에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과학은 생활에서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누구나 병뚜껑이 잘 안 열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뜨거운 물에 입구를 담가 뒀다가 열면 쉽게 열린다. 열을 가하여 부피를 팽창시킴으로써 뚜껑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라면을 먹고 얼굴이 붓지 않으려면 우유를 부어 먹으라는 얘기도, 우유의 칼슘과 칼륨이 라면의 염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몸을 붓지 않게 해 준다는 원리가 숨어있다.

위대한 과학자들의 발명품이나 이론들은, 연구나 기술 발전을 위해 쓰인다고 생각하지만,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 속에도 이러한 원리들이 숨어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배운 과학은 ‘운동의 법칙’이 어떻게 운동을 설명하는지, 죽어라 외운 ‘주기율표’에 나오는 원소들이 실제로 어떤 형태로 온갖 사물들을 구성하고 있는지 얘기하지 않는다.

현재의 과학 교과서 너무 딱딱해,
학생들은 흥미 잃어

미국과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외화 C.S.I 과학수사대의 한 장면, 과학을 이용해 범죄 사건을 해결한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고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서만석 선생님은 현재 과학교육의 문제를 “지나치게 입시 중심이고, 너무 어렵게만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학 교과서 자체가 너무 딱딱합니다. 대학 교과서의 축소판에 불과해요. ‘과학자가 되기 위한 이론’을 가르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과학을 왜 배우고 있는지, 과학이 왜 도움이 되는지 전혀 설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과학과 일상의 접목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탐구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방향을 제시 못하고 있으니 학생들이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게다가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상, 학생들은 ‘공대, 자연대 나오면 먹고 살기 힘들다.’라며 미래에 대해 불안해한다. 이러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한국 과학 교육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교과서 개선 시급,
과학 중시 분위기도 조성돼야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과학 교육이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

많은 이들이 뽑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바로 ‘교과서’이다. 교수들이 감수하고 만드는 현재의 교과서는 지나치게 어려운 ‘과학 이론’위주로 쓰여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과학을 어렵게만 여기고 있으며 실생활에 쓰이고 있단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쉽고 재밌는 과학 교과서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최근 발간된 《살아있는 교과서-1,2》(휴머니스트)가 주목받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다양한 삽화와 자료 사진으로 학생들의 시선을 끌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어 과학의 재미를 일깨워 준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전교조 과학교과모임 등 뜻있는 과학교사들이 새 교과서 편찬을 위해 준비 중이다.

더불어 장기적으로 과학자를 지원해주는 사회적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 과학의 특성 상 짧은 시간 안에 결실을 맺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조급증은 이를 용납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이공계 기피 현상’은 시작된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범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과학을 배우는 목적은 단순 지식을 머릿속에 가득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삶 곳곳에 녹아 있는 과학을 이해하고, 관찰과 탐구, 합리적 판단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적 사고를 하기 위한 것이다. 시민 모두가 충분한 과학적 소양과 안목을 갖추고, 과학에 대한 가치 판단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이제는 우리의 과학 교육을 되돌아 봐야 할 때이다.

▲피드백 작용 : 체온, 혈당량 등의 체내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신체 활동을 뜻함.
예) 추울 때 닭살이 돋는 이유 - 몸 밖으로 열이 방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공이 수축되는 현상.

박소희 기자 sost38@nate.com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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