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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기군, "시험형태를 모르는 새과목이 생겨 부담"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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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토론> 중간고사를 앞둔 고2들의 수다
중간고사 기간, 학생들에겐 시험은 언제나 부담이다. 우리 반의 다른 친구가 나보다 시험을 더 잘볼까 조마조마하다. 시험 때마다 예민해져서 위염이나 감기몸살에 걸리기도 한다. 특히 작년에 ‘내신등급제’가 도입되면서 ‘서로를 경쟁상대’라고 느끼는 학생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올해 서울의 경우 ‘서술형, 논술형’ 문제가 40%까지 확대되었다. 중간고사에 한가지 변수가 더 생긴 것이다.
이에 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세명을 만나 ‘중간고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중간고사를 앞둔 자신의 기분부터 시작해 수업분위기, 친구관계 등이 주요 화제에 올랐다.
이번 좌담회에 최미연양과 김슬기, 박민기군이 동참을 했으며. 만남은 서울의 모 떡볶이 집에서 이루어졌다.
-중간고사를 앞둔 기분은?
미연 - 2학년이 되고 첫 시험이라 부담된다. 나는 문과인데, ‘법과 사회’처럼 새로운 과목이 많아 적응이 안된다. 새 과목 같은 경우 시험 방식을 몰라 더 긴장 돼.
민기 - 맞아. 2학년 되니 시험형태를 모르는 새 과목이 있어 더 부담이야. 이제 1년 후면 수능이라는 생각에 압박도 장난 아니지.
슬기 - 근데 시험은 볼 때마다 부담이잖아. 우리의 경우 내신 등급제라서 부담이 더 심한거 같아. 예전에는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 가려면 자기 점수만 높으면 되었는데, 이젠 등급 때문에 서로 경쟁을 해야 하잖아. 당장 내 옆의 친구랑 경쟁하려니 부담 돼. 시험 때마다 매번.
- 시험이라 수업분위기도 다를 것 같은데, 어떤지?
슬기 - 다들 친구들의 성적상승을 막아야한다고 생각해. 작년엔 진짜 교과서도 없어지고, 심했어. 지금은 그런 일은 없지만, 다들 ‘내가 다른 친구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심해. 애들마다 방법의 차이가 있지만,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애들은 ‘남 이룬거 무너트리겠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우리 반은 지금 ‘다 같이 잘하자는 분위기’라 다들 열심히 시험공부를 하고 있어.
미연 - 아직 시험기간이 조금 남아있어 그런지 다들 여유가 있어. 상위권 학생들 정도가 조금 예민해져서 공부에 신경 쓰고 있지만, 다들 그런건 아니야. 하지만 애들 책상보면 ‘친구들을 밟고 일어서야한다’ 등이 써있기도 해. 시험 기간이 다가올수록 예민해져서 위염이나 감기몸살에 걸리는 친구들도 있어.
- 서울의 경우 매 과목마다 40%는 서술형, 논술형 평가를 해야한다. 서술형, 논술형을 대비해 준비가 잘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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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연양, "서술형, 논술형 풀려면 교과서를 달달 외워야해"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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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 - (목소리를 높이며) 아, 그거 진짜 부담이야. 서술형, 논술형 시험 치르려면 교과서를 달달 외워야해. 그래야 잘봐. 선생님들이 학생들 등급을 갈라야하니 서술형, 논술형 문제를 어렵게 내.
민기 - 맞아, 10점짜리, 7점짜리 문제 등 점수 비중도 높아. 국어 같은 경우 20점짜리 문제도 있어. 교사에 따라 채점기준이 다르니 서술형, 논술형 문제가 더 부담이야.
미연 - 서술형, 논술형의 경우 부분 점수를 선생님이 결정해. 그래서 매번 시험 끝날 때마다 선생님 쫓아다니며 ‘맞게 해달라’고 말하는 애들이 있거든. 그런 학생들이 서술형, 논술형의 확대로 중간고사 이후엔 더 많아질 것 같아.
슬기 - 객관식보다 주관식이 늘어난게 부담인데, 그렇다고 해서 난 크게 신경쓰진 않아. 서술형, 논술형 문제가 대부분 교과서에서 나오기 때문에, 책을 진짜 많이 봐야할 것 같아..
- 시험에 대비 해 어떻게 공부하고 있나?
슬기 - 우린 학교에서 8교시까지 다해 5시 30분에야 끝나거든. 학교 끝나면 바로 학원에 가지. 현재 학원을 2개 다니고 있어, 다 끝나면 11시야. 학원가지 않는 날은 계속 독서실에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어.
민기 - 나도 학교 끝나고 학원가서 11시 30분까지 공부해. 집에서 온 이후에도 새벽 2, 3시까지 시험공부하지. 학교에선 너무 피곤하니 정말 잠만 자. 지금 수학, 과학, 화학 등을 공부하고 있는데, 진짜 힘들어.
미연 - (놀라며) 다들 그렇군. 나는 학원 다니지 않는데. 대신 수업시간에 집중하려고 해. 시험기간엔 학교 끝나고 3-4시간 더 공부 해.
- 중간고사, 이런 학생 얄밉다?
미연 - 한개 틀렸다고, 시험지 안고 우는 애들. 난 한, 두개 맞았다고 좋아하는데, 우는 친구 앞에서 웃는 애들 꼭 있어. 나도 예전에 시험을 못 봐 운 적이 있는데, 전교에서 노는 학생이 웃으며 지나가는데 정말 화가 났어.
슬기 - 솔직히 다들 ‘시험 잘본 애’를 싫어 해. 아무래도 등급제니까. 나보다 노력한 결과겠지만, 그때 기분 너무 싫어.
민기 - 내 친구 중에 공부 잘하는 애가 있는데, 어느날 문자로 ‘수학 모르는거 있으며 다 물어봐’라고 보낸거야. 왠 잘난척? 그 때 기분이 무척 상했지.
미연 - 시험 때 서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잃어. 공부를 안했다고 해도 다들 믿지 않아. 서로를 믿지 못하는 풍토가 시험때 마다 만들어져.
- 시험 때 나만의 괴로움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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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군, "서로 경쟁하지 말고,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어."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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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 - 잠. 책만 보면 너무 졸려.
슬기 - 기분 변화가 심해. 너무 신경이 예민해져서 다른 사람들의 말도 잘 귀담지 않아. 부담이 커서 그런가봐..
미연 - 엄마랑도 크게 싸우지 않나? 새벽까지 시험공부하고 있으면 갑자기 엄마가 들어와 ‘평소에 공부하지, 꼭 시험날 벼락치기하냐?’고 말하거든. 그럴 때 너무 서운해서 엄마랑 싸우게 돼. 시험 때만 되면 기분이 우울해 지기도 해. 바람 쐬로 한강에 나가기도 하고. 스트레스가 많아져 시험기간이지만 노래방도 가고 그래.
민기 - 시험기간마다 부모님이랑 의견충돌 나는 게 진짜 걱정이야.
- 마지막으로 친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슬기 - 우리가 다같이 겪어야할 시험이잖아. 서로 경쟁만하지 말고,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어.
민기 - 시험 공부 때문에 무리해서 아픈 학생들이 없으면 좋겠어.
미연 - 시험을 대학 가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면 압박, 스트레스만 받아. 대학 가는 수단이 아닌 인생의 과정이라 생각하자. 다같이 어렵고, 힘드니 서로 다독이면서 갔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힘내라’라고 이야기하자.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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