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26 16:09
수정 : 2006.04.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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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어렵게했던 서술형·논술형 문제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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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형·논술형 문제, 학생들 부담만 과중시켜
이번 중간고사부터 추진되는 서술형·논술형 문제가 학생들의 대비없이 출제되 학습부담만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처음 본 증명문제, 어떻게 풀어야하지?
서울 J여고에서 24일 수학시험을 본 학생들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서술형·논술형 문제로 출제된 ‘정수의 집합 Z에 대하여, S={a+b√3 ︳a∈Z, b∈Z}는 사칙연산 중 어느 연산에 대하여 닫혀 있는지 판별하여라(7점)’라는 문제를 도저히 풀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배점이 7점으로 가장 높았던 증명 문제는 수업시간에도 접해보지 않은 문제라서 학생들은 더 당혹스러워 했다. 심진영(고1)양은 “중학교 때 서술형·논술형 문제가 없다가, 갑자기 접하니 적응하기 힘들다”며 “어떤 식으로 풀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서울시교육청에선 중·고교 1, 2학년들을 대상으로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과목을 평가할 때 서술형·논술형 항목 배점 비율을 40%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학생들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능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공식도 이해 못하는데 '서술형·논술형' 문제라니
학생들의 사고력을 높이기에 수학공식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했다. 학생들은 수업이 이해되지 않은 채, 빠르게 진행되는 점을 지적했다. 진영양은 “서술형·논술형 문제를 풀려면 수업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필요한데, 빠른 진도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않다”고 말했다. 진영양의 이야기처럼 수업시간에는 문제풀이과정을 공책에 따라 쓰기만도 힘든 수준이다. 진영양은 “학교에선 하루에 교과서 5, 6장의 진도가 나가는데, 다시 집에 와서 공책을 보면 풀이과정이 생각나지 않았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수업시간이 진도를 따라가는 학생들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학원에 다녀야 하나?
하지만 이에 비해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은 서술형·논술형 문제에 대비를 충분히 했다. 최예진(고1)양은 “학교 수업만으로 서술형·논술형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다”며 “학원에서 나올만한 문제를 짚어줘서 잘 풀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학생들은 학원에 다녀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학원에서 수업 진도는 물론 서술형·논술형 문제 등 학교 시험도 꼼꼼하게 체크해주고 있었다..
이흰샘(고1)양은 “서술형·논술형 문제는 학생들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원에서 배우지 못하는 애들을 위해 학교에서 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그동안 혼자 공부해왔던 흰샘양은 지금 방학 동안 학원에 다닐 것을 고민하고 있다. 또 다른 사교육비 증가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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