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03 15:54
수정 : 2006.05.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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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이야기를 해보세요.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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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배서더 강연현장] 서울 참신나는학교 찾은 만화가 김대중
“승수, 참 잘하는구나. 그림실력이 장난이 아닌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 진행하고 있는 문화콘텐츠 앰배서더 자격으로 지난 14일 서울 창신동의 한 대안학교를 찾은 만화가 김대중 씨가 중학생들 앞에 섰다.
서울 창신동에 소재한 참신나는학교. 이곳에서는 학원에 다니기 어려운 동대문 의류봉제 여성노동자들의 자녀들을 위한 대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30명의 초등부와 12명의 중등부 학생들이 대안 프로그램을 듣고 있다.
이날 진행된 문화콘텐츠 앰배서더 강연도 대안수업들 중 하나. 김대중 씨는 사실 이곳 학교가 친숙한데, 지난해 한 차례 앰배서더 강연을 했었기 때문이다. 경험이 없던 첫수업 때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아이들의 활발한 참여였고, 그는 이번 수업에서 그때의 한을 완전히 풀어낼 요량으로 준비를 단단히 해왔다.
그는 한 꾸러미 안고 들어온 만화책을 책상 위에 올려놓곤 칠판에 ‘내 만화 그리기 경연대회’라고 적었다. 단순히 만화나 만화가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듣는 정도로 예상했던 학생들의 표정은 금세 어리둥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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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이야기를 해보세요.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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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편안하게 자기 얘기를 그려보세요.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죠. 이곳에 같이 있는 친구들, 선생님들에 대한 이야기도 관계 없어요. 얼굴만 그려도 되고, 손만 그려도 돼요. 모든 방식이 가능해요. 상으로는 이 만화책을 줄 거예요.”
자신을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라고 간단하게 소개한 김 씨는 학생들 손에 흰종이를 나눠줬다. 즉석에서 경연대회가 시작된 것이다.
당황한 순간도 잠시, 아이들은 흰종이에 그려넣는 자신들의 이야기에 어느새 몰두해버렸다. 곁눈질로 친구들의 작품을 보며 킥킥거리기도 하고, 두런두런 자기들끼리의 말로 칸을 채워 넣는다.
김대중 씨는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서 칭찬과 함께 만화를 이루는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자연스레 이야기를 전했다. 제목을 왜 다는지부터 시작해 칸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까지 다양한 질문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제목은 아무래도 다는 게 좋겠죠? 사람들이 작품에 대해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니까요. 이 만화에 있어서 만큼은 여러분이 엄연히 작가이니까 ‘아무개 글 · 그림’라는 표시도 하고, ‘2006 아무개’라고 저작권 표시도 해보세요. 이건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작품을 함부로 도용할 수 없게 하는 표시랍니다.”
드디어 이 작은 대회의 마무리 시간이다. 마감에 만화가들이 그렇듯 아이들도 시간에 쫓기며 색다른 아쉬움을 경험한다. “조금만, 조금만요.”
곧 짧은 전시회와 감상시간, 그리고 전혀 날카롭지 않은 품평회가 열렸다. 오늘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시절의 추억, 친구들과 오늘 하루 있었던 즐거운 이야기, ‘좌절금지’ 등 다소 캠페인성(?) 작품까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완성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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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즐거워하며 친구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학생들. 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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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신과 친구의 작품을 보며 즐거워하고, 옆에서 지켜보던 지도 선생님들도 학생들의 솜씨에 놀라워했다. 이야기를 제일 잘 끌어낸 승수, 그림을 잘 그린 명수, 충격적인(?) 반전을 선보인 수진이. 모두 오늘 하루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은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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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만화의 활성화 위해 ‘좋은책’ 펴낼 터”/ 만화가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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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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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에 만화평론가, 만화출판 경영에 강연까지. 도무지 어느 타이틀로 정해야 할지 모를 그는 그러나, '만화하는 사람' 정도에 만족한다. "가장 만화다운 만화인‘대안만화’"의 구현을 위해 뛰고 있는 그를 만났다.
-작년에도 이곳에서 강연했다는데 반응이 좋아 다시 초빙됐단 얘길 들었다
“그랬다니 다행이다.(웃음) 작년에는 지금과 달리 완전히 강연 방식으로 진행했었는데 학생들이 한 학년 어렸던 때이기도 했고, 다들 너무 신이 나서인지 잘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실제 작업을 위주로 진행해봤다. 만화를 경험하는 방식 중 가장 좋은 것은 직접 그려보는 것이다. 소설을 읽을 수 있지만 쓸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강연은 하나의 완결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몸으로 직접 익히는 데 의미를 뒀다.”
-학생들의 실력이 어땠나?
“굉장히 잘했다. 보통은 이렇게 잘 못하더라. 요즘 아이들은 볼수록 점점 (표현을) 잘하는 것 같다. 그중에는 특별히 개성있는 경우도 찾을 수 있다. 만화를 하고 싶은 아이가 있다면 몇명쯤은 따로 만화를 가르칠 수 있다면 좋겠다.”
-운영하고 있는 출판사 새만화책이 표방하고 있는 ‘대안만화’란 정확히 무엇인가?
“보통 ‘대안만화’란 말에는 특별히 양식이나 형식이 있을 거라 생각되기도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대안만화는 만화의 가장 자연스런 형태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나온 말이다. 기존의 대중적인 만화들에 대해 갖는 편견들 때문에 실제 만화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작아졌다.
아까의 수업도 대안만화의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만화로 발생하는 ‘대안적인’ 것들 그 자체이면서 쉽게는 만화로 하고 싶은 얘기를 마냥 하는 거다. 그외 대안만화를 딱히 규정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하고 싶은 방식, 하고 싶은 얘기를 만화로 하는 것이 대안만화다. 지나치게 양식화돼 있는 기존의 형식 뿐 아니라 내용까지 기존의 만화 방식까지 모든 게 대안만화의 대상이다.”
-격월간 만화지 <새만화책> 2호는 언제쯤 나올까?
“며칠 안에는 나오게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두 명이서 하려니 시간에 많이 쫓긴다.(웃음) 앞으로도 새만화책은 대안만화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만화책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좋은 만화책이 많이 나온다면 사람들의 만화에 대한 이해와 만화의 다른 방식으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게 먼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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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www.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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