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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0 17:00 수정 : 2005.02.20 17:00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 엄마입니다. 아이가 컴퓨터 게임만 좋아하고 너무 책을 안 읽어 날마다 자기 전에 20분씩 책을 읽으면 게임을 10분 더 하게 하고, 읽지 않으면 20분 줄이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자 게임을 더 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책을 읽는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강박관념만 갖게 하는 것은 아닐까요?

인터넷 문화와 컴퓨터 게임이라는 자극적인 문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책 읽기의 기쁨을 느끼게 하려면 걸림돌이 참 많습니다. 이런 제안을 해 보고 싶습니다. 일주일 중 하루는 컴퓨터도 텔레비전도 사용하지 않는 날로 정해서 지내 보십시오. 처음에는 금단현상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할지 허둥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 다 함께 참여해 가족문화를 바꾼다는 생각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에서 한 발짝 멀어지는 일을 실천해 보십시오. 그 시간에 아이의 마음과 만나는 연습을 해 보세요. 자기 전에 아이 마음과 만나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책을 읽어 줄 수도 있고,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겠지요. 책에 있는 이야기, 살아가면서 듣거나 본 이야기, 할머니나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 모두가 좋겠지요. 엄마가 예전에 문학 작품에서 읽었던 이야기도 괜찮습니다. 아이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동무들과 있었던 이야기도 하게 하고요. 지금은 엄마와 아이의 마음이 서로 어긋나고 있거든요. 그러니 먼저 아이와 엄마의 생활에서 공통분모를 찾아 그것을 공유할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지고 보면 아이하고도 나누어야 할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어른은 늘 어른의 자리에서 아이에게 요구하느라 바쁘고, 아이는 아이의 자리에서 어른의 요구를 수용하느라 바쁘지요. 세상에는 게임말고도 알아야 할 일, 알면 좋은 일, 하면 좋은 일들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 걸 이야기로 하나하나 들려주는 시간, 아이가 마음을 열고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반드시 책이 아니어도 아이와 어른의 마음이 만날 수 있고, 그래서 의사소통이 원활해진다면 문제 해결이 좀 더 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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