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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0 17:43 수정 : 2005.02.20 17:43

한 중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여학생의 생리’를 주제로 토론을 벌인 뒤, 생리 결석 처리 등의 의견을 칠판에 적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교육부가 3월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하기로 결정한 ‘생리공결제’를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1만7318명 중 7806명(45.07%)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생리공결제를 반대했다. 또한 찬성표를 던진 9512명(54.93%)의 네티즌도 대체적으로 생리공결제를 실시하되 ‘시험 성적 100% 대체’ 등 일부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여 생리공결제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생리공결제는 생리통 때문에 고통을 받는 여학생들을 위해 매달 하루는 생리통으로 결석을 해도 출석으로 인정하고, 시험 기간에 결석을 할 경우 지난 시험의 성적으로 100% 대체해 주는 제도다. 이전에는 생리통 때문에 결석을 하면 병결로 처리돼 개근상장을 받을 수 없었고, 시험 기간에 결석을 하면 지난 시험 성적의 80%만 인정됐다.

그렇다면 생리공결제의 실질적인 혜택을 보게 되는 여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서울 은광여고 공유진(17·1년)양은 “여자로서 생리통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생리공결제 도입은 절대 반대한다”며 “여학생들을 배려하자는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또 서울 상명대사대부고 김부미(19·3년)양도 “취지는 공감할 수 있지만 이 제도를 악용하는 학생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서울 영신고 임한려(17·1년)양은 “지금까지 생리통으로 고통을 호소해도 수업에 빠지면 결석으로 처리됐기 때문에 고통을 참으면서 수업을 들어야 했다”며 “생리공결제는 여학생들의 기본적인 권리”라고 주장했다.

생리공결제가 이처럼 논란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시험 기간에 생리통으로 결석을 하면 지난 시험 성적으로 100% 대체해 주기 때문이다. 공유진양은 “중간고사 때 성적이 잘 나온 여학생은 기말고사 때 고의적으로 생리통을 핑계로 학교에 나오지 않고, 다른 과목을 공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험성적 100% 대체를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는 여학생들도 있다. 충남 태안 안면고 김재원(18·2년)양은 “시험 기간에 생리를 할 경우 극심한 고통으로 공부를 평상시보다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부작용이 큰 진통제를 먹고 공부를 한다 하더라도 능률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여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생리 공결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는 많은 학생들이 공감하는 편이다. 김부미양은 “현재 학교에서 생리통으로 고통을 받을 경우 남자 담임 선생님께 상담을 하는 것도 꺼림칙해서 대부분 참고 버틸 때가 많고, 양호실에 가도 진통제를 주는 것 말고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임한려양도 “생리공결제도 중요하지만 여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생리대 자판기나 생리통으로 고통을 받을 때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윤석/1318리포터, 인천 대건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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