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정/여수 문수중 3학년
17살, 고등학교 1학년. 2005년을 맞이하며 나에게 주어진 새로운 수식어가 되었다. 중학교 마지막 겨울 방학을 보내며 중학생이라는 틀을 벗고 새내기 고등학생이 된다는 설레임 반 두려움 반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또는 원하는 직업이나 안정적인 직업을 얻기 위해 엄청난 경쟁 속에서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 3년 안에, 좀 부풀리자면 인생의 울고 웃는 것이 결정된다고들 하니깐 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나는 고등학교 생활이 마냥 설레기보다는 솔직히 두렵다는 느낌이 더 강하긴 하다.
어른들은 한결같이 중학교 3학년 겨울 방학이 중요하다고 거듭 말씀하신다. 달라진 것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지 싶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나보다 일찍 고등학교 생활을 경험한 선배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리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공부하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거나, 방학의 여유를 즐기는 친구들까지 내 주변만 봐도 중학교 마지막 방학을 대부분의 친구들은 새로운 시작의 발판으로 삼으려 노력하고 있다. 나 또한 학원과 인터넷 강의를 통해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미리 예습하고, 책도 읽고, 물론 방학의 여유를 즐기기도 하면서 지내고 있다. 방학 동안 열심히 공부하겠노라고 다짐했던 것보다는 노는 것의 비중이 커져 버려 후회를 하고 있지만 다시 마음을 다져 잡았다.
이렇게 설레임 반 두려움 반인 고등학교 생활도 3년이 지나면 누구에게 기대거나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행동하고 책임져야 하는 성인이 된다. 그 성인이 되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려면 이 시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말하는 게 어느 정도 모순이 있다는 것도 안다. 꼭 공부를 잘 해야만,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좋은 대학을 가야만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행복해 지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한 능력이나 특별한 미모를 가지고 있다거나, 아주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가 제일 쉬운 길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내 꿈을 실현하는데 좀 더 폭을 넓혀 주는 것이고, 좀 더 높은 확률을 제공해 주는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 나는 나에게 온 그 한 가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서 활용하려는 것뿐이다.
오늘 명언을 뒤지다 맘에 들어서 적어 놓은 것인데 지금 이 상황에 어울릴 것 같다. ‘과거를 뒤돌아보지 말라. 현재를 믿으라. 더욱 씩씩하게 미래를 맞아라.’(롱펠로 ‘다가올 새로운 생활을 위해!!’)
중학교 3학년 예비 고등학생의 소박하고 평범한 목소리가 잘 정리되었다. 글쓴이는 자기 인생을 가꾸기 위해 공부를 선택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특별히 기발하거나 참신한 선택은 아니지만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진지함이 아름답다.
김미순/여수 문수중 교사, 전남국어교사모임 jagun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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