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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2 15:33 수정 : 2006.05.12 15:33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지난 4월8일 명동에서 ‘청소년에게도 인간답게 살 권리를!’이란 주제로 두발 자유화 거리 캠페인을 갖고, 두발규제 완전철폐·두발완전자유를 외쳤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발전하지 않는 두발자유화 운동, 두발자유는 어떻게 얻어지는가

학교의 강압적인 두발규제에 시름하던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와 두발자유를 요구했던 촛불집회가 열린지 1년,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은 두발자유를 갈망하고 있다.

2005년, 촛불을 들고 나섰던 수백 명의 청소년의 영향으로 사회가 청소년인권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학생들 스스로도 두발규제의 부당함을 인식했다. 하지만 완전한 두발자유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학생들의 뜨거운 바람이 실현되지않는 것은 비단 학교의 잘못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두발자유는 어떻게 얻어지는가.

특정소수의 외침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지난해 5월 14일 있었던 촛불시위를 제외하면 그간의 두발 자유화 운동은 사회에 불만 많은(?) 소수 청소년이 주도하거나, 몇몇 학교의 집단시위로 이슈화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발생했던 양동중학교 집단시위나 동성고 오병헌 군의 1인 시위에서 볼 수 있듯 인터넷 카페를 벗어난 공간에서 ‘두발자유’를 논하기란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좌)양동중학교 학생들의 두발시위, (우)학교 측은 학생들이 ‘불법집회‘와 ‘선동‘을 했다며 학칙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이런 현실은 두발자유운동이 발전하지 않는 한계점이다. 매년 학기 초, 다수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두발규제로 인한 괴로움을 토로하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이는 극소수에 머문다.

2005년 두발자유화 흐름이 거세게 일어났을 때도 청소년의 행동하지 않는 모습이 문제로 지적됐다. 급속도로 증설되는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집회참가를 촉구하는 문자메시지가 확산됐던데 비해 거리로 뛰쳐나온 이들은 적었다.

이제 많은 활동가들은 더 이상 소수의 외침만으로 두발자유를 얻어낼 수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인권법'을 발의했던 민주노동당과 같은 정치권과 함께 관련법안을 추진하는 등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발자율화 VS 완전자유화?

학생들의 요구사항은 머리를 자유롭게 기르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작년을 거치며 두발자유화 운동은 단순히 머리의 길이가 아닌 ‘청소년 인권운동’의 핵심내용이 되었다. 특히 두발규제 과정에서 교사가 행하는 폭언이나 강제이발은 학생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안겨줬고, 인권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교사의 두발지도 과정에서 귀가 베인 학생. 반창고를 떼면 귀의 상처를 볼 수 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그러나 두발자유에 대한 외침이 커질수록 그 주장은 미묘하게 나뉘었다. 즉, 머리 길이만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제한적 자율화와 파마, 염색도 가능하게 하는 완전자율화의 입장 등이다.

이에 대해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유윤종(20)씨는 인권의 원칙에서 ‘완전자유’를 주장했다.

“다수의 청소년이 두발자유를 외친다고 하는 것은 허구일거예요. 왜냐면 오랜 세월 동안 학교와 사회에서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염색이나 파마까지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유 씨는 일부 학교에서 두발규제를 완화하고 머리 길이만 자유롭게 하는 ‘두발자율’을 선택했다고 해서 이에 만족한다면 인권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권'이란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는 기본 권리이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최소한의 약속인데 두발자율화는 인권을 위배하는 요소가 포함돼 있다는 것.

이는 두발규제가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는 인권침해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2000년 노컷운동 이후 잠시 두발자율화가 이뤄지다 다시 두발규제가 강화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결국 '두발자율' 안에서는 규제와 억압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무리 두발의 자유가 학생들의 요구라고 해도, 파마와 염색까지 전면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학생들의 손으로 두발규정을 개정했던 서울미술고의 경우, 논의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 의견을 반영해 염색과 파마는 제외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두발자유 요구를 어른에 대한 '반항'과 '불만'이 아니라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학교측에 정식을 두발규정 개정의사를 밝혔다. 이어 학생회를 비롯한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존의 조항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또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요구만 일방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학교 홈페이지 설문조사를 통해 학부모와 교사의 의견까지 수렴해 최종 개정안을 채택했다. 학생, 교사, 학부모…교육3주체의 다양한 의견을 끌어안은 결정이었다.

이처럼 두발규제 반대 흐름 내에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이는 ‘두발자유화’에 대한 하나의 입장을 갖지 못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다.

서울·지방의 두발규제 체감 너무 달라

한편 서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도권이나 지방의 두발규제가 심각해 전국적으로 체감정도가 다른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번 514 집회를 앞두고도 몇몇 지방의 청소년들은 항상 수도권에서만 행사를 치르는데 불만을 토로했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사이트(www.nocut.or.kr)에 접속해 보면 서울지역과 학생과 이외 지역 청소년의 요구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청소년인권활동가 네트워크(www.nocut.or.kr)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해 촛불집회 이후 다수의 학교에서 두발규정을 완화하거나 자율화 됐기 때문. 이에 상대적으로 두발규제의 체감도가 낮은 서울지역 학생들은 ‘머리길이만 자유롭게 하면 됐지, 굳이 염색·파마까지 요구해야 되나’라는 생각에 더 이상 두발자유화 운동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두발자유화는 지방 청소년만의 고민도 아니고, 사립학교만의 고민도 아니다.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같은 학교 내에서 여학생에 대한 두발규제가 덜하다며 ‘남녀불평등’문제까지 거론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분명한 것은 청소년의 두발자유화 운동은 ‘자율’이냐, ‘자유’냐 용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 주인된 의식으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 행동하느냐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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