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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5 16:46 수정 : 2006.05.15 16:49

한양대(안산캠퍼스) 기능성 코팅재료 연구실과 시화공단의 (주)헵스켐은 산학협력 기술개발과제 공동 연구를 통해 기능성 바닥재 제조공정을 업그레이드한 ‘레미칩’(Remichip) 상용화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한양대박사과정 유종성씨, 헵스켐 김형석 팀장, 최근배 대표, 한양대 화공과 4년 강수홍씨.

대학, 세계로 지역으로
지역 기업과 협력 공존

한양대 안산캠퍼스 ‘학·연·산 클러스터’

산-학 ‘누이좋고 매부좋고’

경기도 안산벌, 낮게 드러누운 40만평의 구릉지대. 바로 ‘학(대학)-연(연구기관)-산(지역기업)’이 공존하는 ‘요람’ 한양대 안산캠퍼스가 자리잡은 터전이다. 활기차게 오가는 학생들의 모습은 여느 캠퍼스와 다르지 않다. 곳곳에서 건물 신축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풍경도 그렇다.

한데, 유심히 들여다보면 조금은 낯선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넓은 교정의 건물들 안팎에서, 크고 작은 기업과 연구기관의 직원들이 북적인다. 신축 중인 건물 가운데는 기업 연구소는 물론 호텔도 있다.

한양대 안산캠퍼스가 기계·재료화학·전기전자 등 정보통신(IT)·부품소재 특성화를 내세워 지역산업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현장이다. 이 학교는 대학이 지역·기업과 함께 발전하는 ‘학-연-산 클러스터’로 용틀임하고 있다. 클러스터는 말 그대로 이 3자 협력의 집적단지다.

40만평 캠퍼스에 120개 기업·연구기관 입주
호텔도 건립 산업 거점화…매출·취업률 쑥쑥

대학은 캠퍼스 40만평 가운데 10만여평 땅을 ‘클러스터 구역’으로 기업과 연구기관에 내놓았다. 이 터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정부출연 연구기관 3곳이 들어온다. 이미 경기도가 지원하는 경기테크노파크 건물엔 기업 80곳이 입주했다. 캠퍼스 한가운데 창업보육센터엔 기업 40곳이 들어왔다. 입주 기업도 전기·전자부품 제조업에서 의약품 제조, 디자인 등 다양하다.

학생들은 걸어서 혹은 자전거를 타고 캠퍼스내 입주업체나 5분 거리 반월시화공단에서 현장실습을 한다. 한양대인들은 이들 업체를 ‘가족회사’라 부른다. 이뿐인가. 캠퍼스에 입주한 연구기관, 기업 연구소와 함께 연구프로젝트도 수행한다.

“죽음의 계곡에 다리를 놓는 작업이었습니다.” 캠퍼스 깊숙한 곳, 학연산클러스터 교육지원센터에서 만난 김우승 한양대 안산캠퍼스 산학협력단장(기계공학과 교수)은 산학 협력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산업과 학문이 따로따로 서로 안 된다고 손가락질만 해 왔던 거죠.”

죽음의 계곡은 바로 대화와 소통의 부재가 부른 불신이었다. 일단은 만나고 봐야 했다. 대학이 다리를 놓을 수 있도록 촉발한 것이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가 함께 추진한 산학협력 중심대학 사업.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반월시화단지 기업들과 협력 틀을 쌓아온 한양대는 수도권 일반 대학으론 유일하게 2004년 8월 산학협력 중심대학으로 선정됐다. 정부로부터 해마다 60억여원을 받는다.

캠퍼스에 곧 엘지이노텍과 엘지마이크론의 연구소가 들어온다. 이달부터 입주가 시작돼 올해에만 500명, 앞으로 1천여명에 이르는 연구직원들이 캠퍼스에 상주한다. 한국전기연구원 등 3개 정부출연기관 직원들도 건물이 완공되는 2007년이면 어림잡아 600여명이 캠퍼스에서 일하게 된다.

18층짜리 쌍둥이 건물은 1500명이 살 수 있는 규모를 뽐내는 기숙사다. 올 신입생부터 ‘학생주민’을 받았다. 입주 업체 및 연구기관 직원들을 위한 호텔(게스트하우스)도 들어선다. 캠퍼스 자체가 말 그대로 “9천여 교수·학생과 1천여 연구기관·기업 직원들이 함께 북적이며 밥을 같이 먹는” 거대한 학연산 단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 현장실습과 공동연구 등으로 함께 부대끼며 학생들은 취업길을 열고, 중소업체 등은 ‘작지만 좋은 기업’임을 알려 유망한 학생들을 끌어올 수 있었다. 취업률도 높아졌다. 산학협력은 공대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인문사회계열 학생들도 참여한 ‘6시그마’ 교육으로 기업의 호응을 받았다. 경상계열 학생들은 서울 동대문시장 의류상가와 함께 인터넷쇼핑몰 구축사업을 벌여 업체 60곳에 쇼핑몰을 만들었다.

한양대 학연산클러스터의 소중한 성과 가운데 하나는 기업과의 상시적 만남이다. 정밀화학소재 분야를 비롯해 현재 학-연-산 3자가 함께하는 11개 산학협의회가 가동되고 있다. 이를 통해 얻은 성과는 특허에서 상품화, 매출증대에 이르기까지 수도 없이 많다. 캠퍼스 내에 입주한 ㈜하이소닉은 디스플레이, 카메라폰의 첨단 원격특허기술 개발에 성공해 2004년 1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이 대학 기능성 코팅재료 연구실과 시화공단의 ㈜헵스켐은 공동 기술개발을 통해 산책로나 놀이터 등에 깔리는 기능성 바닥재 제조공정을 한단계 끌어올린 ‘레미칩’을 상용화해 건축계에 돌풍을 예고했다.

안산/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충북대·영진전문대 등 지역밀착 교육
‘맞춤인재’ 양성에 ‘고교 협약학과’도

맞춤형 인재 양성에서 지역 및 고교와 함께하는 협약학과까지.

대학들이 지역·기업과 연계하는 교육과정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생존경쟁에 내몰린 대학들은 ‘기업도 좋고, 지역도 좋고, 대학도 좋은’ 윈윈교육을 통해 단순한 취업률 높이기를 넘어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충북대는 교육 특성화를 모토로 지방자치단체(충청북도)와 ㈜하이닉스반도체, ㈜케이티충북본부 등 지역에 터잡은 기업과 협력해 실무형 맞춤교육을 하고 있다. 이 대학은 충북지역 전략산업인 아이티 분야의 통합적인 인력양성을 꿈꾼다. 누리사업 지원을 받아 기업인턴제와 기업 인사의 대학 강의는 물론 기업 수요에 맞춘 실습 위주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인턴제 등 취업지원 시스템 덕에 충북대는 취업률을 10%나 끌어올렸다.

창원대도 경남도, 마산·창원시, 엘지전자, 두산중공업 등과 함께 메카트로닉스·로봇 분야 인력양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분야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무교육을 위해 34개 과목의 교재를 개발하는가 하면, 엘지전자, 노키아티엠씨, 한국지엠비와 함께 맞춤식 교육과정의 세가지 길(트랙)을 고안했다. 창원대의 대기업 및 공사 취업률은 31%에서 50%로 뛰었다.

맞춤식 교육을 통해 기업은 재교육 비용을 줄이는 이점을 누린다. 성균관대 등 4개대는 삼성전자 쪽의 주문으로 맞춤식 반도체학과를 개설했다.

대구에 있는 영진전문대는 기업의 주문에 맞춘 교육과정으로 지난해 정규직 취업률 수위에 올랐다. 대기업은 물론 지역의 호텔, 은행, 병원과도 협약을 맺어 ‘주문식 교육의 산실’로 성가를 높이고 있다.

광주 송원대는 실무 환경을 그대로 재현한 교육장(스튜디오)을 학내에 만들었다. 모바일콘텐츠, 디지털영상, 게임·애니메이션 등 스튜디오 5개를 열었는데, 산업체 전문가의 실무 노하우와 교수의 전문지식이 함께 어우러져 재교육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이 가능하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 이 대학은 취업률 80~90%를 뽐냈다.

허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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