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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5 16:55 수정 : 2006.05.15 16:55

대전 배재대에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이 이 대학 한국어교육원 강의실에서 우리말을 배우고 있다. 배재대 제공

대학, 세계로 지역으로
국제화 생존전략

대전 배재대는 지난 3월 중국 산둥성 치푸사범대에 ‘배재한국어교육센터’를 열었다. 2004년 11월 이후 중국·인도네시아·알제리·러시아 등 4개국 대학들에 세운 11번째 센터다. 여기엔 한국어 보급이란 명분 말고도 숨은 뜻도 깔려 있다. 외국 유학생 유치가 그것이다. 현재 이 대학에는 외국인 학생 400여명이 유학 중이다.

배재대 4개국에 ‘한국어센터’…경원대 중국 분교
모든 신입생 국외연수 기회…복수학위과정 운영도

국제화는 1990년대에 이미 대학들의 핵심 발전 전략 가운데 하나가 됐다. 자매결연, 학생 국외연수는 더는 뉴스가 아니다. 그런데 3~4년 전부터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이 속출하면서 국제화가 다시 ‘대학 생존’의 열쇳말로 자리잡은 형국이다. 지방 사립대는 특히 더하다. 배재대가 ‘받아들이는 국제화’를 내건 건 바로 이런 배경에서다. 현재 현지 한국어교육센터에 다니는 외국 학생은 800여명에 이른다. 외국 유학생 ‘풀’인 셈이다. 3년 전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과’란 이색 학과를 개설한 것도 한국어 강사 양성을 위해서다. 학과장 겸 한국어교육원장 최종순 교수는 “학생을 보내고 외국 학생을 유치하는 데 안정적인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2008년까지 한국어교육센터를 100군데 지을 참이다.

교육부는 201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5만명까지 유치한다는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를 2004년 11월 내걸었다. 2005년 4월 현재 외국인 유학생은 2만2500명쯤에 이른다. 하지만 여기엔 ‘허수’도 꽤 들어 있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말이다. 취업을 노린 중국과 동남아 출신 유학생들의 이탈과 불법 체류가 적지 않은 탓이다.

경기 성남 경원대가 산둥이공대학과 지난해 말 상호분교 협정을 맺은 데는 중국 학생 유치를 안정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산둥이공대 경원대 분교’는 국어국문·컴퓨터과학기술 두 개 학과에 100명을 오는 9월 뽑는다. 중국 학생들은 분교에서 2년 배운 뒤 경원대 3학년으로 편입한다. 이들은 산둥이공대의 전문대 졸업장을, 경원대에선 학사학위를 받는다.

부산 동서대는 내년 9월 중국 장쑤성 장인(강음)시에 제2캠퍼스를 연다. 인구 130만명인데도 대학은 없는 장인시 지방정부가 정보기술·영상·디자인 등 동서대의 특성화 분야에 주목해 20만평 터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동서대는 중국 학생들이 3년 동안 공부한 뒤 1년은 동서대에 유학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제 대학생들에게 국외 어학 연수나 탐방은 이미 ‘전공 필수’ 과목이다. 국외연수 지원은 신입생 모집 경쟁이 격심해지면서 거의 모든 대학들이 내놓은 혜택이다. 한국 학생들이 외국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국외 캠퍼스’ 운영에 나선 대학들도 있다.


‘중국 전문인력 양성 특성화 대학’을 내건 경기 포천 대진대가 중국 하얼빈사범대, 쑤저우대학과 협약을 맺고 지난해에 문을 연 ‘중국캠퍼스’는 그 대표적 보기다. 최대 1천명이 강의실과 기숙사·식당 등의 시설을 이용하며 한 학기에 21학점까지 딸 수 있다. 지난해 2학기 620여명이, 올 1학기에는 200여명이 현지에 갔다. 산업시설과 문화유적 견학, 현지 학생과의 교류 기회도 많다. 대진대는 모든 신입생들에게 한 학기 중국 유학 기회를 줄 수 있게 됐다고 자랑한다. 고려대는 외국 자매 대학들에 기숙사를 짓고 있다. 영국 로열할로웨이대에 35명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 100명이 지낼 수 있는 기숙사를 공동 투자해 지었다. 2008년까지 10여곳에 ‘글로벌 고려대 캠퍼스’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외국 대학과 ‘복수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대학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신입생 모집 등에서 매력을 늘리겠다는 생각이 녹아 있다. 강남대 음악학부는 독일 프란츠 리스트 바이마르 국립음악대학과 2005학년도부터 복수학위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3년+유학 1년’ 방식으로 피아노·바이올린 등 7개 전공에 적용한다. 건국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4+3+1학기제), 광운대와 청도이공대학(건축·국제무역 150명, 2+2년제), 부산외대와 톈진외국어대·호찌민대(3+4+1학기제), 서울산업대와 영국 노섬브리아대(1+3년제), 영남대 자연자원대학과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농대(3+1년제), 한국외대와 미국 델라웨어대(4~5+3~6학기제) 등이 비슷한 사례다.

경북 포항 한동대는 국제화 교육 환경 조성에 힘써 1996년부터 지금까지 63개국에서 577명의 외국 학생들이 이 대학에 유학했다. ‘외국인이 유학 오는 대학’이란 말을 듣기 이르렀다. 영어로만 강의를 진행하는 글로벌 매니지먼트(GM) 등 세 과정에 171명이 다닌다.

경희대는 자매 대학이 존스홉킨스대·와세다대·베이징대 등 54개국 251개교로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많다. 교환학생 파견, 어학·체육·문화·봉사 연수도 활발하지만, 2003학년도부턴 학교 구성원이면 누구나 중국 대학들에 교환학생이나 교수로 파견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했다. 오는 6월부터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공동으로 ‘서머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동아시아와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류 특강과 동아시아 평화캠프 등 총 17개 강좌가 마련된다.

교육부 박춘란 대학정책과장은 “북미 대학의 부족한 이공계 학생 정원을 아시아권이 메우고 우리 지방대는 부족한 신입생을 아시아권 유학생들로 채우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교육과정의 공동 운영, 공동 학술연구 같은 질 높은 국제교류에도 힘쓸 때”라고 말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경희대 평화의 전당 다목적실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전통문화 체험’에 참여해 우리 절을 따라해 보고 있다. 경희대 제공

국외서 발전동력 찾기 전문대도 뛴다

4년제 대학들보다 더욱 심각한 신입생 모집 위기에 휩싸인 전문대들도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외국에서 유학생을 모집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전문대생들도 국외 연수나 유학 등을 바라는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전문대에서도 외국 대학과 공동학위 과정 개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구 영남이공대와 서울 명지전문대·서울보건대·서일대, 부산 동의과학대는 함께 캐나다 밴쿠버의 이름난 직업교육 국립대학인 브리티시컬럼비아공과대(BCIT)와 지난해 6월 ‘교육과정 공동운영 협약’을 맺었다. 영남이공대는 기계설계과(Mechanical Design, BCIT 코리아)를 신설하고 올해 처음 60명을 모집했다. 명지전문대 등은 컴퓨터정보 계열을 함께 운영한다. 교과과정을 들여와 우리말로 가르치지만, 2년 동안 95학점(국내 학과는 80학점) 이상을 따야 한다. 공부 부담으로 주말·휴일도 바쁠 수밖에 없지만 열심히 하려 드는 학생이 많은 편이다. 마치면 졸업장을 두 장 쥔다. 캐나다에서 취업할 수도 있고, 영어 실력을 닦아 유학하면 3학년으로 진학할 수 있다. 기계과·뉴테크디자인과 교수 18명도 공부해 가며 가르친다. 김우섭 교수(기계과)는 “캐나다 쪽 대학의 기술 수준은 비슷한데, 교육과정이나 산업체와 연계한 교육 시스템은 놀라웠다”며 “청년 실업난이 심한데 전문대생들에게도 국외 진출 길을 열어주며 비전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 신성대학은 좀 다르게 접근했다. 한-중 합작회사 둥펑웨다(동풍열달)기아자동차가 들어섰지만 중국에선 많은 임금을 받는 인기 직종인 자동차 수리·정비 분야의 인력을 길러낼 인프라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빈하이(빈해)대학과 공동교육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중국 학생들은 빈하이대학에서 2년 동안 자동차 기초와 우리말을 배운 뒤 1년 동안 신성대학에서 자동차 전공을 배워 복수학위를 딸 수 있다. 지난해 9월 신설된 빈하이대학 자동차과에 중국 학생 90명이 입학해, 한국 유학을 준비 중이다.

이수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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