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이 지난해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기계공학,생물.생명공학, 신문방송.광고홍보 등 3개 전공에 대해 실시한 평가 결과를 21일 순위까지 매겨 공개함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런 결과는 교육부가 대학별 특성화 등을 위해 강력하게 추진하는 대학 구조개혁의 척도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3 수험생의 학과 선택이나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입생 충원율과 취업률, 재정상태 등 대학 관련 정보가 대부분 순위와 함께 발표될 예정이어서 대학 구조조정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청 대교협 사무총장은 “예전 ‘C등급 파동’으로 어느 대학 총장이 사퇴한 일이 있었다”며 “각종 우려와 부작용, 교육적인 파장 등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사회적.시대적 책무성을 수용해 인재 양성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순위를 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평가 결과가 미칠 파급력을 고려하면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 신뢰성을높이고 해마다 반복되는 잡음을 줄이기 위한 고등교육평가원 등 전문기구 설립 등이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평가방법 = 대교협은 1982년부터 대학평가를 실시해왔으며 1992년부터는 대학평가인정제로 전환, 종합평가와 학문분야별 평가를 나눠 서면 및 현지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2주기 평가 대상인 40개대와 신설 6개대에 대해 종합평가, 또 설립 6년이 경과해 3회 이상 졸업생을 배출한 기계공학 81개대, 생물.생명공학 75개대, 신문방송.광고홍보 58개대 등 3개 분야에 대해 학문평가가 실시됐다.
종합평가는 대학재정, 발전전략, 교육.사회봉사, 연구.산학연, 학생.교수.직원,교육여건 등의 영역별로 점수가 매겨졌으며 학문평가는 교육목표.과정, 학생.교육성과, 교수, 교육여건 등이 평가 대상이었고 항목별 가중치가 달리 적용됐다.
대교협은 정부와 대학총장, 경제.언론계 대표로 구성된 대학평가인정위원회에서평가 결과를 심의.확정했다.
그동안 ‘최우수’, ‘우수’, ‘인정’, ‘개선요망’으로만 나눴던 평가결과의 발표도‘최우수’ 등에 대해서는 순위까지 매겨 내놓은 것도 처음.
종합평가는 연세대 등이 지난해, 서울대.고려대 등은 올해 평가를 받는 등 대학별로 다르기 때문에 순위를 전국 순위로 보기는 어렵지만 학문평가에는 대부분 대학이 참여, 전국 순위로 볼 수 있다고 대교협은 설명했다.
◆평가결과와 특징 = 종합평가에서 40개대 모두 406.74~488.73점(총점 500점)을받아 평가인정점수(350점)를 초과했고, 신설대 평가에서도 6개대 모두 평가인정점수(210점/300점)를 뛰어넘었다. 평가인정 기간은 5년.
대교협은 특성화 목표와 전략에 대한 구성원 합의 정도가 3.76점(5점 만점)으로높고 수업계획서.학적관리.수업만족도 등 교육 충실도 지표도 양호하며 전임교수 사회봉사 활동 등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학생 1인당 교육비(838만원),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13%), 장학금 수혜자 비율(33.8%), 등록금 의존도(65.2%), 법인전입금 비율(6.7%) 등 대학 재정이나건실화 지표는 썩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교수당 학생수 33.9명, 시간강사 의존율 38.7%, 전임교수 주당 수업시간10.5시간, 교수당 국제 논문발표 0.06~0.48편 등으로 전임교수 확보 및 수업부담 완화, 교수 연구역량 향상을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최우수와 우수, 인정 그룹간 연구비 등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했다.
학문분야 평가에서는 종합점수가 높은 대학이 영역별로도 고득점을 받았으나 일부 영역에서만 아주 높은 점수를 얻은 대학도 있었고, 평가항목과 기준을 미리 알려줬기 때문에 이에 맞춰 준비한 대학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이 교육여건 및 지원체제 등은 대체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교수 영역등에서는 점수가 낮아 강의부담 완화, 교수 확보, 연구실적 향상 등을 위한 대학 투자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향후 계획과 과제 = 교육부와 대교협은 학문평가를 전공별로 5년 주기의 예고제로 시행하기로 하고 2005~2009년 평가대상을 지난해말 확정, 발표했다.
평가는 인문학 5개, 사회과학 8개, 자연과학 4개, 농가정 2개, 공학 10개, 의.
약학 6개, 예술 4개, 체육 1개 등 40개 학문분야에 대해 실시된다.
연도별 평가대상은 ▲2005년 국문학.동양문학.심리학.사회학.농학.약학.수의학.
체육 ▲2006년 서양문학.정치행정학.식품영양학.전산 및 컴퓨터공학.정보 통신공학.
전기 및 전자공학.간호학.음악 ▲2007년 경영학.국제통상학.수학.화학.화학공학.소재 및 재료공학.치의학.연극 및 영화 ▲2008년 철학.경제학.물리.토목공학.건축학.
환경공학.한의학.디자인 ▲2009년 사학.언론매체학.사회복지학.생물학(생명과학).생명공학.기계공학.의학.미술 등이다.
상위등급은 순위를 공개하고 행.재정 및 연구비 지원에 반영되도록 하는 동시에기업에서도 인력 채용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어서 하위등급은 굳이 서열화하지 않아도 통.폐합 등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교육부 등은 전망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는 평가과정의 투명성과 이에 따른 결과의 신뢰성 확보방안을 들 수 있다.
그동안에도 일부 대학과 교수들은 대학.학문 특성과 관계 없는 획일적인 평가기준 적용, 평가 준비기간 촉박과 자체 평가보고서 업무 과다, 대학서열화를 부추기는평가와 결과 발표 등을 문제삼아 강력 반발해왔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대교협과 학술진흥재단 등의 평가기능을 통합해 고등교육평가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세계 각국도 전문기구를 통한 대학평가 결과를 교육 수요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대학평가를 총괄.조정하고 지표와 기준을 개발하며 결과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관리하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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