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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21 16:31 수정 : 2006.05.22 15:28

1318책세상

스피릿 베어(양철북)

인간이 순환하는 대자연의 한 부분이듯, 인간이 저지른 잘못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되물림 된다. 재판에 의해 죄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판결하는 것은 인간의 벌을 공정하게 처벌하고 그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 같지만, 내면에 자리 잡은 사람의 마음까지 다스려주지는 않는다. <스피릿 베어>에 나오는 ‘원형 평결 심사’는 가해자를 알래스카의 외딴 섬에서 1년간 지내게 하는 인디언 사회의 방법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으로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아 콜 매슈스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집안에서 성장하지만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 자신을 난폭하게 때리고, 엄마는 바비인형처럼 예쁘지만 콜에게 따스한 보호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 어느 날 콜은 철물점을 턴 얘기를 밀고했다는 이유로 피터 드리스칼을 흠씬 두들겨 팬다. 결국 콜은 경찰서로, 피터는 병원으로 옮겨진다. 경찰은 형벌을 내릴 수는 있었지만 콜의 분노와 화를 치유하지 못하고, 병원도 피터의 상처를 아물게 해 줄 수는 있어도 두려움과 존재의 무가치함까지 치료해 줄 수는 없었다. 이 때 소년원으로 줄기차게 면회를 온 보호관찰관 가비는 수백 년 동안 원주민들이 시행해 온 재판방식인 원형 평결 심사를 권유한다.

콜은 유배된 섬에서 바다를 헤엄쳐 탈출을 시도하지만 밀물 때문에 다시 섬으로 쓸려 온다. 그리고 스피릿 베어를 만난다. 콜은 두려움으로 곰을 먼저 공격하고 팔과 허벅지를 물려 만신창이가 된다. 이 때 스피릿 베어는 콜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사라진다. 여섯 달 뒤, 치료를 받고 다시 섬으로 돌아온 콜은 자연을 느끼고 분노를 다스리며 섬과 하나가 되어 살아간다. 그러던 중 자신이 하잘 것 없다고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워하던 피터는 두 번의 자살을 시도한다. 콜의 권유로 결국 피터도 섬에 와 지내게 되는데, 두 소년은 자연의 품 안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게 되고 콜은 가비가 “믿음이 가는 사람에게 주라”던 엣투를 피터에게 건네준다.

콜의 분노와 방황의 시작은 가정이라는 울타리다. 그에겐 가해자인 아버지 역시,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은 피해자였다. <스피릿베어>에서 콜과 피터, 콜의 아버지와 어머니, 가비는 모두 가해자이며 피해자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한다. 이때 우리의 아픔을 위로해주는 가장 마지막 힘은 가족으로부터 나오는 듯 하다.


가정의 달인 5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스피릿베어>를 읽으며 서로를 돌아보고 서로에게 한 발짝 씩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또 바쁜 걸음 잠시 멈추고, 산, 들, 강, 바람, 꽃, 다람쥐, 참새 등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자연의 숨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

전미라/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서울 태릉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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